since.2000.09.07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이 취향이었어서(<사바하>는 그냥 그랬음) 제목 보고 왠지 땡겨 개봉하자마자 꽤 빨리 예매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작품 평이 좋더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해서 스포일러 당하기 전에 빨리 다녀오길 잘했다 싶다.(극장에서 안 볼 영화면 스포일러에 별로 신경 안 쓰는데 극장에서 볼 생각이면 아무래도…)

난다님 생일 선물 핑계로 리클라이너 관에 처음 예매해봤다.
요즘 영화 가뜩이나 긴데 편하고 좋드라.😎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과 ‘봉길’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과 장의사 영근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왔다.

거의 정보 없이 보러 갔는데(이도현이 나오는 것도 몰랐다. <더 글로리>로 뜨기 전에 캐스팅 됐었다는데 의외로 비중이 크더라. 아는 건 ‘개가 죽지 않는다’는 스포일러 뿐) 상영 내내 정신없이 재미있게 봤다.

장르를 굳이 고르자면 공포 영화라기보다는 오컬트 판타지 느낌? 이 감독이 <퇴마록> 영화판을 만들면 정말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극장에서 영화본 거 꽤 오랜만인데 옆옆 자리 할아버지 본인 왼쪽 자리 다 비었는데 굳이 사람 있는 내 앞을 지나서 화장실만 7-8번을 가셨고다 보고 영화 내용을 이해는 했을까 그 일행인 할머니는 산에 동물만 지나가도 큰 소리로 ‘어머’ ‘어머’ ‘어떡해'(뭘 어떡해요;;) 를 연발하셔서 심히 괴로웠다. 중간중간 핸드폰으로 카톡 확인에 전화까지 받으시고…(하나만 하지 않지…)

김고은 연기는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가…

흥행 속도가 엄청난 모양이던데 천만은 가볍게 넘을 듯.

소리가 주는 효과도 커서 볼 거라면 티비 화면보다는 영화관 관람을 추천.

우리나라의 무속과 일본의 음양사를 이렇게 재미있게 마주하게 만드는 영화를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의 연기는 워낙 발군이라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이도현이 의외로 밀리지 않아서 놀라웠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영화의 역할이 꽤 잘 어울려서 마음에 들었다.

이 감독이 영화는 높은 텐션으로 끌고 가다가 적당한 시점에서 한번쯤 웃게 만들고 당연히 저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트는 점이 유쾌했다.

당연히 전화 속 사람이 실제라고 생각하고 관을 따는 것도 유해진일 것 같은 분위기였잖아. 🤔

중간중간 사망자는 나왔지만 어쨌거나 주인공들이 모두 무사히 엔딩을 맞는 것도 좋았다.
더불어 마지막의 결혼식 장면까지 너무나 한국적이지 않은가.😀

보는 내내 잠시도 지루한 틈이 없었던, 멋진 작품이었다.

+그리고 좋았던 건, 요즘 넷플릭스 한국 작품들 미친듯이 피칠갑 날뛰면서 무슨 예술하는 줄 아는 분위기인데 이 감독 영화에서는 필요한 만큼의 폭력과 피와 죽음이 나왔다는 점. 감독 본인이 폭력적인 걸 꺼려하는 것처럼 보여서 좀더 호감이 갔다.

그나저나 최민식 배우분 배가… 일부러 벌크업하신 걸까…( ”)

+그러고보니 영화에 나오는 관리 안 된 채 방치된 무덤 보면서 결혼 전에 마지막으로 친정 쪽 선산에 올라가다가 봤던 무수히 많은, 상한 무덤들이 생각났다. 자손들이 발길을 끊으면 묘란 정말 흉해지던데 한편으로는 저러고 자손들이 무탈하면 그렇게 열심히들 묫자리 찾고 제사 지내는 게 뭔 소용인가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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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저도 재밌게 봤어요 ㅎㅎㅎ

    1. Ritsko

      잘 만들었더라고요. 일찍 보고 오길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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