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나에게 영화란 ‘재미있게 보고 그 자리에서 끝’인 오락인 법인데 어쩌다보니 동네 엄마들과 함께 베테랑을 보러 가게 됐다…;(옆에서 베테랑 보러 간다고 했더니 대번에 ‘평소에는 절대 안 보러갈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하더란)
보러 가자고 한 언니도 다른 엄마 하나도 이것이 ‘투캅스’ 같은 장르라고 생각했다고라…orz.

총평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정말 캐릭터 간의 밸런스도 좋고 한치의 늘어짐도 없는 깔끔하게 잘 만든 수작이었다. 왜 천만 관객을 모으는지도 알겠고 나는 유아인이 연기하는 건 거의 처음 보는 거 같은데 그야말로 미친 연기였고 워낙 극중 역할이 그렇다보나 존재감 면에서도 다른 쟁쟁한 연기력의 배우들을 모두 묻어버리는 인상이었다. 아마 베테랑을 보고 유아인 연기가 인상깊어서 개봉 예정인 ‘사도’를 보러 가는 사람도 분명 많을 듯.

그럼에도 역시나 한국 영화의 액션은 너무 ‘생활감’이 강하고 리얼해서 보는 내내 아프고 내용은 힘들고 게다가 중간에 아이가 얽혀들어가는 장면은 보기가 너무 괴로웠다.(나는 이상하게 화장실에서 구구단 외우는 아이를 보며 순간 울컥 터질 뻔했다…; 요즘 린양이 한참 구구단을 외우고 있는데 그 또래 아이라는 게 확 하고 실감이 돼서 다 보고 나오니 결국 그 장면만 기억에 남았다. 아, 그리고 황정민 부인이 경찰서 와서 일갈하는 거랑… =_=)

그나저나 유인영은 세련되고 분위기 있어 좋아하는데 요즘 ‘재벌에게 치이는 역’ 전문으로 가는 듯?;;

by

/

2 respon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