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내 나이 또래의 많은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나는 내 사춘기 시절의 많은 시간을 그의 음악과 보냈고 어떤 면에서는 그 덕분에 그 시절을 잘 넘겼다고 생각한다.

요근래 티비에서 자주 보이는 게 반갑기도 하고, 날렵하니 아이돌러스했던 과거에 비하면 푸근하니 한 집안의 가장의 풍모가 묻어나는 지금의 모습에 ‘아, 마왕도 이제 같이 늙어가는구나’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시간과 함께 그도 나이를 먹어가리라 추호도 의심치 않았다.

갑자기 이렇게 떠났다는 기사를 접하니,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아직도 그 가수를 좋아했었나보다.
마음이 많이 먹먹하고 아프다. 마치 내 십대가 한꺼번에 도려진 느낌.

정말 어떻게 이렇게 가냐고. ㅠ.ㅠ

우린 그무엇을 찾아 이세상에 왔을까
그대답을 찾기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앞에 생이 끝나갈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횐 없노라고

http://youtu.be/WR3yTz282ZM

나는 당신 목소리가 참 좋았어.

음악을 듣다말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아아, 나는 아직 당신의 명복을 빈다는 말도 하지 못했구나.
내 어린 시절, 당신의 젊은 시절처럼 세상에 하나 걸릴 게 없는 홀가분한 몸이 아니라, 그렇게 사랑하던 가족을 두고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을 것 같아서 그게 또 가슴이 아파 한참을 목이 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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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홍수안

    인생 참 덧없어요. ㅠ 이렇게 훅 갈 사람이 아닌데,.. 하늘에서 귀하게 쓰시려고 데려가셨는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