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부터이니 그럭저럭 일주일 가까이 삼시세끼-말죽거리편 진행 중.
학원들도 전부 다 휴강이라 린양은 하루종일 빈둥빈둥의 극치, 그야말로 완전한 방학생활이라 그건 그 나름 나쁘지 않다. 지루함이 극에 달했는지 주말에는 서재방 우리 부부 책장에 꽂힌 만화책 중에 하나를 보고 싶다고.
결혼할 때 내가 가져온 책들이 정말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 위주라서 린양 나이에 안 맞는 경우가 꽤 되다보니 무작정 책장을 오픈해주기 어려워 가능하면 보기 전에 나나 옆사람에게 미리 허락을 받게 하는데 일단 옆사람이 히카루의 바둑을 추천해준 모양.
히카루의 바둑을 다 보고 나서(집에 시리즈 절반밖에 없다) 또 뭐 읽을 게 없냐고 하는데 제일 만만한 요츠바랑!은 일어판이고 그 외에는 ‘여기는 그린우드'(그냥 모르고 읽으면 상관없을 것 같긴 한데 미묘하게 권하기 어렵다), ‘어제 뭐 먹었어?'(게이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달까, 동성애자에 대해 궁금해하면 알려주겠지만 굳이…;), 서양골동양과자점(앞과 이유 동일), 어른의 문제(이것도 역시…), ‘문조님과 나'(새의 온갖 근친상간이 난무), 칼바니아 이야기(공주 이야기라면 이야기지만 내용들이 좀…), 치키타 구구(린양 같으면 보다 접을 듯)….
그나마 만만한 은수저를 골라줬는데 읽다가 문득 하는 말이 하치켄과 자기는 좀 비슷하단다. 생각해본 적 없는데 듣고보니 그런 면이 있긴 한 듯.
티비와 신문을 도배하는 하나도 좋은 일 없는 하루하루가 우울해 기분전환 삼아 매니큐어나 슥슥…
뭘 바르든 설거지 몇번이면 다 벗겨져나가서 손톱에는 잘 안 바르는데 이런 글리터류는 그나마 좀 잘 붙어있는 데다가 이렇게 띄엄띄엄 있으면 몇개 떨어져도 눈에 덜 띄겠지 하는 얍삽한 생각. 문제는 떨어진 게 내가 만드는 요리에 들어갈 확률이 높으니 내일쯤에는 또 지워야겠지.
하루 종일 애와 함께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든지(어제 오늘은 저녁나절에 놀이터 정도는 가지만) 세 끼 챙기다보니 슬슬 요리 레퍼토리가 떨어져가는 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니고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 일상의 어수선함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게 제일 피곤한 일이 아닐까 싶다.
25 responses
집에 있는 아기와 나 가져가던가?
아기와 나 보다는 닥터 스쿠르가 어떨까 하고 있음.
요츠바랑은 일본어판을 동화책 읽어주듯 읽어줬었지요…
무려 동시번역(?)을….
하치켄이랑 뭐가 비슷하지?
소심한 거? -_-
일단 하치켄네 아빠 포지션은 누나임 ㅋㅋㅋ
시끄렁.
채운이의 베스트는 은수저와 요츠바랑!
음. 요츠바는 역시 애들한테도 인기구나. 휴업 연장되면 친정에서 빌려와야겠네..;;
카드캡터 사쿠라 드릴까요…..
아. 사쿠라는 안그래도 작년에 지인분이 물려주셔서 엄청 잘 보고 있어요. 지금도 린양 베스트 중 하나네요. ^^ 신경써주셔서 감사해요~ ^^
저희집에 유학(?)보내시면 제가 좋아하는 동물만화 많습니다. ㅋㅋㅋ
그러고보니 다음에는 친정에서 닥터 스크루를 빌려다줘봐야겠네요. ( “)
그린우드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기린이가 읽겠다고 한다면? 음… 미묘하네요; 그러나 이미 기린이는 제가 읽다가 잠깐 덮어둔 “다이어터”와 “어쿠스틱 라이프”가 재밌다고… 이런 책 또 없냐고… 어쩌죠 제가 잘못한 거겠죠; (먼산)
그린우드가 살짝 미묘하더라고요. 그냥 기숙사물이라고 보면 그렇긴 한데… ^^;
혜린이가 좀더 어릴 때 비빔툰 보는 걸 그냥 뒀더니 너무 몰입해서 저희 부부는 그 이후로는 ‘육아툰’이나 성인 대상의 ‘일상툰’은 좀 차단하고 있어요. 딱 뭐가 나쁘다 할 건 아닌데 좀 애매하게 애가 어른 흉내(?)를 낼 때가 있어서요;;
@tw_Ritz 울집은 요츠바랑이 한국어판이라 읽고또읽고 이제 거의 민서책이에요 ㅠ.ㅠ 책읽으라면 요츠바를 꺼내드는 부작용이.. 건강조심하시고 힘내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보아요~~ ^^;;
@ahrain 한국어판은 친정에 있어서 다음에 빌려다줘볼까 생각만 하고 있어요. ^^ 건강 조심하시고 가족 모두 무탈하게 이 시기를 넘기시길~ ^^
혹시나 그럴까싶어 전에 친정방문때 20면상솨 레이어스를 챙겨왔더랬죠…근데 정작 좋아하는건 일상날개짓;;;;
저희집에도 어쩌다보니 이사할 때 살아남은 챠챠가 있었는데 지금 린양이 잘 보고 있네요. 버리려다 아까워서 뒀는데 안 버리길 잘했다 싶더라고요. : )
이제 린양은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읽을 나이입니다!
음, 안그래도 저희 부부는 ‘유리가면’을 읽을 때가 아닐까 잠시 이야기를 했었네요. 근데 너무 몰입해서 애가 난데없이 연극한다고 뛰쳐나갈까 겁나서…-_-;;;
ㅎㅎ 저도 그 생각을 했는데 제목이 생각이 안나서..’그게 뭐지 홍천녀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