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이 집에 들어올 때 예산 문제로 미처 해결 못한 것들이 몇가지 있는데 퇴직금이 들어온 김에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 1년 중에 몇번 오지 않는(?) 정리신이 내려 온 집안 보강 중.

문간방 책장 끝자락에 애매하게 남는 공간에는 5단 책장을 사서 마저 채웠는데 책이 엄청나게 많이 꽂혀서 왜 진작 안 샀나 싶다. 어지간하면 기존에 쓰던 책장과 같은 브랜드에서 사서 비슷하게 맞추고 싶었는데 웃기게도 같은 브랜드 제품이 내가 샀을 때보다 깊이가 2센치나 깊어져서 나란히 둘 수가 없어 고민하다 우연히 한샘에서 찾은 책장이 그럭저럭 사이즈가 맞았다.

한샘이 비록 이케아나 이런저런 브랜드들을 격하게 카피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격대 성능비는 훌륭한 편. 특히 이런 소품류는 아이디어가 나쁘지 않다. 책 꽂고 남는 위쪽 공간을 쓰기에 유용한 전용 바스켓.

어느새 한없이 쌓이고 있던 문간방 선반장 위의 물건들은 수납함에 모두 넣어 버렸고 린양이 어릴 적에 보던 전집들은 남은 것들도 다 정리한 후 침대 옆에도 적당한 높이의 책장을 하나 들인 다음 지금 볼만한 책들을 좀 골라 새로 채워줬다. 이번에 들여준 건 ‘고고 과학 특공대’, ‘손에 잡히는 사회 교과서’, ‘손에 잡히는 과학 교과서’. ‘손에 잡히는’ 시리즈는 고학년까지 두고 필요할 때 찾아서 보기 좋을 구성이었다.

린양이 역사 전집도 하나 들여주면 좋겠다고 해서 고려중인 건 이우일씨가 삽화를 그린 ‘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
자주 가는 서점에서 추천해준 건데 일단 고려사 중 한권만 사서 읽어보니 개념에 대한 설명도 잘 되어 있어서 내가 학교다닐 때 무조건 외우기만 했던 것들을 이 책 읽으면서 아, 이게 그런 거구나 하고 이 나이에 알게 됐다…;

침대는 결국 지금 쓰고 있는 것과 같은 브랜드에서 하나 골랐고 하필 고른 게 재고가 없어서 배달이 오는 건 좀 늦어질 것 같다. 어쨌거나 ‘주문해놨다는’ 게 후련함.

침대를 주문하러 두번째로 갔던 판교 현대는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


옆사람이 예전에 맛있게 먹었다고 일부러 예약까지 해서 간 JS 가든. 찹쌀 탕수육이 쫄깃했다.

@JS 가든. 찹쌀 탕수육이었는데 튀김옷이 쫄깃해서 맛있게 먹었다.

레스토랑에서 내려다보니 저 아래에 회전목마가 보이고…

가보니 당일 영수증이 있어야 태워주는 시스템.
검색해보니 5만원 이상 영수증이 있어야 한다길래 (침대 지르고 난 후라) 훗, 20번쯤 타도 되겠네 했는데 영수증 한 장당 한번이라고.
회전목마를 보자마자 좋아라 달려갔던 린양은 이제 좀 컸다고 한바퀴 돌고 나더니 감흥이 별로 없는 표정으로 내렸다.(아침에 승마 수업 때문에 진짜 말을 탔으니 회전목마는 시시할지도…-_-)
옆에서 보고 있으니 의외로 어른들도 많이 타더라.(그리고 엄청나게 셀카를 찍어댔다…)

침대를 고를 때는 적어도 ‘이거다’ 하고 눈에 딱 들어오는 게 있어서 미련없이 주문했는데 소파는 아직까지 그런 게 안 보여서 난항 중.
한샘과 리바트, 다우닝, 쏘홈 정도를 돌아봤는데 한샘과 리바트는 전형적이고 다우닝은 올드한 느낌, 쏘홈은 반대로 너무 개성있는(?) 물건들이 많아서 부담스러웠다…;
남은 건 N님이 추천하신 한국가구의 르끌레어인데 이번주 중에 한번 들러볼 예정.(어지간하면 여기에서 해결하고 싶다, 정말…orz)


지금 쓰고 있는 침대는 아래에 서랍이 있는 구조인데 새로 주문한 침대는 수납공간이 없는 디자인이라 기존 서랍에 있던 옷가지들을 둘 서랍장을 주문하는 김에 화장대를 바꿨다.

이 거울은 무려 9년전에 일본에서 ‘화장대에 두고 쓸’ 용도로 샀던 것.
원래 벽에 걸어야하는 물건을 내려놓고 쓰려니 항상 얼굴 위쪽이 1/5쯤 잘려서 불편했는데 이렇게 두면 어떨까 하고 사이즈 맞춰 나무판자를 주문해서 받침대를 만들었더니 딱 좋다.

아리따움 소니엔젤 한정 네일을 노리고 있었는데 지나다가 들른 이니스프리 매장의 한정 나노블럭이 귀여워서 네일 세트를 덥썩 사버렸다.
바르니 손만 이미 크리스마스.

정리의 일환으로 잔뜩 늘어난 트위터 리스트들을 정리하다가 앞으로 새로운 글이 올라올 리 없는 계정이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리스트에 두고 소심하게 보기만 할 게 아니라 진작 팔로우하고 다시 좀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더라면 좋았을텐데. 문득 마주하게 될 때마다 언제나 후회만 남는다.
그리고 지우고 싶지 않은 마음에 다른 리스트로 옮기며 다시 한번 생각한다.
만나야 할 사람은 미루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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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responses

  1. misha

    일전에 바로 이거다 싶은 만화책 수납책장을 찾았는데요, http://bellroad.1px.kr/13154
    주문제작 방식이라 부산 사는 저는 결국 포기했습니다만… 리츠님은 나중에라도 기회되시면…참고라도…+_+이제껏 봐온 만화수납장 중 제일 나아보여서요.

    1. Ritz

      앗, 저거 저도 예전에 한번 봤었어요. ^^ 아이디어 진짜 기발하더라고요. 이사 들어올 때 알았으면 책장 버리고 저거 넣었을지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