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을 이토록 사랑할 수 있다니.

몇년 전에 웹에서 화제가 되었던 페이스북을 통해 만나게 된 쌍둥이 입양아 이야기.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그렇게 모를 수 있었을까 생각했었는데 생모가 이들을 각자 아예 다른 입양기관에 맡겼고 (쌍둥이가 같이 있으면 입양이 빨리 안 될 거라 생각했으려나)  그렇게 미국/프랑스로 나눠 보내진 아이들은 25살이 되어서야 우연히 주변 친구들의 제보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들 하지만 그럼에도 가끔 이렇게 기적같은 일도 있는 법.

어찌 보면 해외입양아라는 소재가 어두울 수도 있는데(예전에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같은) 보고 나면 마치 한 편의 동화를 본 듯한 기분이 드는 건 다행히도 각자 좋은 가정에서 잘 자라 그늘 없는 표정으로 화면을 누비는 두 자매 덕일 게다.
쌍둥이 자매는 화상으로 만나는 순간부터 실제로 마주하는 때까지 마냥 신기한 듯, 조금은 어색한 듯 쉬임없이 까르르 까르르 웃는다. 그럼에도 보는 나는 끊임없이 서로 손을 잡고 마주보며 서로를 찾는 그들의 시선에 내내 코끝이 맵고 눈시울이 뜨거운 채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들의 생모는 결국 입양을 부정했지만 그럼에도 영화의 마지막에서도, 국내에서 한 인터뷰들에서도 두 자매가 끝없이 자신들의 생모가 ‘행복하기를’, 그리고 자신들은 ‘결국 만났고 행복하니까 걱정말기를’ 바라는 마음에 다시 한번 울컥한다.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넷플릭스 메인에 떴길래 클릭했다가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다 봐버렸다.
영화 자체도 재미있게 잘 만든 작품이라 추천.

by

/

2 respon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