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내가 극장에서 보는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큰 화면으로 봐야 재미있을 만한’ 작품.
안시성은 별 생각 없다가 전투장면이 볼만하다는 평이 유난히 많이 보여서 갑자기 혹해서 온 식구 관람에 나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기준에서는 두 시간 내내 전투 장면만으로 충분히 표 값은 했다
감독도 다 제쳐두고 그야말로 ‘전투 장면’에 모든 것을 올인한 게 아닌가 싶은…데 그런 것 치고도 영화 규모에 비해 시나리오는 좀 허술했다.
처음에는 연기자들 연기가 불안정한 건가 했는데 가만히 되짚어보면 애초에 대사들이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는 느낌.

스토리 라인이 그야말로 20만 당나라 군 들이닥친 전쟁터 마냥 정신없이 후르륵 지나가서 캐릭터가 어떻다고 말하기도 힘들고—엄태구 연기가 생각보다 눈에 많이 들어오고, 배성우 발성은 정말 좋았고, 호불호가 갈리나본데 나는 조인성 같은 목소리 톤의 장군도 괜찮았던 것 같다— 옆사람 말마따나 앞에서 사투리 쓰던 캐릭터가 뒤에 가면 그냥 서울말(…) 쓸 정도로 디테일도 기대하기 어려우나 어트랙션 탄 것처럼 적절하게 펑펑 터뜨려대서 지루한 줄 모르고 봤다.

진지한 영화인데 다 보고 나니 뭔가 이 사진 같은 느낌이네…?;;

머리 복잡할 때 별 생각없이 볼 킬링 타임용 영화를 찾는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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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평이 다들 비슷.

    1. Ritz

      스토리가 아쉬우니 비추천이라고 말하기는 화면이 아깝고, 다들 생각하는 건 비슷할 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