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후라노와 비에이 한바퀴 돌고 나니 예상했던 대로 온 식구 충전이 필요한 상태.
마침 이 날은 종일 비가 내리다말다 할 것 같다는 예보도 있어서 관광보다는 체력 충전에 목적을 두기로 했다.

닥터 스쿠르 하면 생각나는(그러고보니 처음에는 강원도겠거니 하고 봤는데 그게 배경이 홋카이도라는 건 다 커서 알았더랬지…) 클라크 동상이라도 보러 가고 싶긴 했으나 이동 거리가 한 시간. 다음에 인연이 닿으면 보는 걸로…

전날보다 여유있게 아침 먹고 삿포로 역으로 나와 역에 붙은 쇼핑몰에서 내 신발 한 켤레 사고(만만하게 보고 밑창이 딱딱한 슬립온을 신고 걸어다녔더니 슬슬 종아리에 한계가 오기 시작함) 점심 간단히 먹고 옆사람이 찾아볼 책이 있다고 해서 바로 근처 기노쿠니야 한 바퀴 돈 다음 2차 휴식(…)을 위해 숙소로 귀가.

늦은 점심은 일본에서 고르면 보통 실패 없는 파스타로 결정.
구글맵에서 평점이 높아서 들어갔는데 강남역 고에몬과 이름이 같아 찾아보니 아무래도 같은 프랜차이즈인 듯한데 이쪽 지점은 강남역점에 있는 수플레 오믈렛 계열은 메뉴에 없었고 파스타 맛은 예상했던 대로 최고였다. -_-d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곳들만 한바퀴 훑을까 하고 오도리 공원, 삿포로 텔레비전 타워, 삿포로 시계탑 정도만 목적지로 정한 뒤 숙소에서 출발.
날이 내내 흐려서 삿포로 텔레비전 타워 전망대에 올라가도 그렇게 시야가 좋을 것 같지 않아 차라리 야경을 노리고 오후 늦게 나와서 오도리 공원에서 잠깐 노닥거리다가 근처 카페에서 차 한잔 하며 해가 지길 기다렸다.

날도 흐리고 가끔 빗방울도 드는데 그럼에도 분수에 발 걷고 들어가는 아해들은 꼭 있더란…
옥수수가 그렇게 맛있다길래…
스위트콘이 아니라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팔던 노란 옥수수에 더 가까운데 옥수수에서 뭔가 획기적인 맛을 기대하는 것도 이상하고(…) 스위트콘이 옥수수알이 좀 푸석한 데 반해 이건 알이 탱글한데 단맛도 풍부해서 맛있었다.

일본은 보통 어디든 전망대 세워두기를 참 좋아하고(?) 가서 보는 풍경도 어찌 생각하면 고만고만한데 그래도 있으면 한번쯤 올라가보게 되는 코스.

시간이 늦어서 별로 볼 것도 없을 듯하지만 그래도 근처에 있다고 하니 다시 걸어서 삿포로 시계탑으로.
이동하면서 Swarm에서 위치를 찍었는데

난데없이 아는 아이디가 남긴 팁이 떠서 빵 터졌다. 덕분에 기대 없이 가서 실망도 없었어요…( ”)

해가 지고 갔더니 앞에 기념 사진 찍는 위치에 조명을 엄청 밝게 세워놨는데 심하게 밝아서 오히려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

그래서 이런 포즈의 사진이 나왔다…시계탑 앞에서 변신할 것 같아…

숙소 근처 상점가(타누키코지)는 거리마다 천장을 다 다르게 장식해놔서 그걸 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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