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린이는 초3 겨울부터 학원을 다니지 않고 매일 꾸준하게(요즘은 다른 일정 때문에 다소 조절하고 있지만) 아빠와 수학 진도를 나가고 있다.
당시에 미국 캠프 다녀오느라 옆사람이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이런 수업방식이 혜린이 성향에 맞기도 해서 옆사람의 부단한 인내로 지금까지 어찌저찌 왔는데…
어쨌거나.
오늘 혜린이가 학교 다녀와서 하는 말이 담임 선생님이 예고없이 불시에 수학 테스트를 보면서 혜린이에게 ‘이런 시험에서 사교육을 받지 않는 네가 잘 봐야 의미가 있지~’(담임 선생님 면담 때 학원을 따로 안 보내고 집에서 하고 있다고 말을 했었다) 라고 하신 모양.
이 이야기를 들은 옆사람과 나는 내내 뭔가 마땅찮았는데 왜 그랬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는 학원을 보내지 않는다고 사교육에 소홀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나름 철저히 私적인 교육이지 않은가) 마치 선생님의 말이 ‘사교육 받지 않은 공교육의 산물’ 같은 뉘앙스라 그랬던 것 같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생님들이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밀도가 낮은 수업을 하는 분위기여서 우리 부부는 갈수록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꾸준히 떨어지다보니 저쪽에서 해준 것 없이 ‘숟가락 얹는’ 느낌이라 더 그랬을 수도 있고.
아무튼 혜린이의 성적은 선생님이 말한 소위 ‘의미’에 실망을 줄 정도는 아니었고 옆사람의 私교육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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