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역사상 이렇게 드라마틱할 정도로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여왕이 공존한 시기가 드물다보니 잊을만하면 한번씩 이 소재로 영화가 나오지만,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작품들이 역사적인 사실 따위는 무시하고 좋을대로 이야기를 만든 수준이고 이 영화도 역시나 고증면에서는 형편없으나…(두 여왕이 한번이라도 서로 만날 일이 있었다면 미디어에서 써먹기도 너무 좋았겠지만 실제로는 만난 적도 없고 메리 스튜어트가 단두대에 오른 것도 잉글랜드로 망명하고 18년 가까이 지난 후였다. 보통 영화에서 보여주는 마지막 모습처럼 젊고 아름답지는 않았을 나이)

다만 기존의 영화들과 비교하자면 날 때부터 주어진 권력의 당연함에 안주해 주변의 흐름에 떠밀리면서 군주로서의 삶에 완전히 실패한 메리 여왕과는 반대로 엘리자베스 여왕은 군주로서의 자신의 ‘생존’에 모든 것을 건, 어떤 의미로는 이기적이지만 다르게 보자면 어차피 죽고 나면 누군가는 알아서 뒤를 이을테니 결혼을 하지 않고 후계자를 암시하지 않음으로서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삶을 온전히 지켜낸 실리적인 여자였음이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는 나름 특이했으나 내용이 너무 산만하고 길어서 크게 점수 주기는 힘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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