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님이 며칠전에 빨간색 라넌큘러스가 있더라며 사진을 보여주는데 생각해보니 라넌은 주로 파스텔톤만 봤던 것 같다. 보여준 사진은 빨간 열매가 달린 낙상홍과 푸른 계열 잎을 섞어서 크리스마스 느낌을 낸 화사한 조합이었는데 갑자기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온라인으로 파는 곳이 없나 검색해보니…
이런 것만 뜬다.
결국 그 사진 올린 사람이 산 곳을 알아냈는데 정말 말 그대로 부산 쪽 꽃시장 안 어느 가게 중 하나인 모양.
라넌큘러스는 가능하면 크리스마스 시즌 근처에 시키고 싶어서 테스트 삼아(?) 다른 꽃을 먼저 주문해봤는데 사이트도 어딘가 레트로하고 카드 결제도 잘 안 열려서 결국 계좌이체했는데 그나마 원래 주문하던 곳보다 꽃 종류가 엄청 많고 가격도 싼 편에 배송료도 결제에 안 뜨길래 무료배송인가 싶어 도착하는 꽃 상태 괜찮으면 이쪽에서 가끔 시켜야겠다 고 생각했으나….
어제 도착한 꽃은 ‘배송료 착불’이었고 포장 시스템이 안 갖춰져 있는지 거의 1미터는 될 것 같은 박스(도매시장에서 꽃 이동할 때 쓰는 박스인 듯) 안에 완충제로 신문지 반묶음 정도를 쓸어넣어 도착해서 택배 받아 들어오던 옆사람이 ‘해바라기라도 시킨 거냐’고 물어봤다….(해바라기도 꽃시장에서 사면 저 크기는 없어….)
오랜만에 장미가 땡겨서 부바르디아랑 같이 주문했는데 받고 보니 장미도 그야말로 가시가 펄펄 살아있는 상태.
일단 받은 건 꽂긴 해야하니 열심히 하나하나 잎 정리하고 가시 떼고 있었더니 린양이 뭘 하나 기웃댄다. “싸다고 시켰더니 너무 날 것이 왔다”고 했더니 “쿠팡이츠에 회를 ‘비조리’로 주문했더니 생선 한 마리가 통째로 온 셈이냐”고 한 마디로 정리해줬다. 
가격이 싸다면 거기에 다 이유가 있는, 그것이 자본주의 사회…
요즘은 재활용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것도 은근 귀찮아서(버리는 건 옆사람이지만) 그 포장을 생각하니 애초에 시키려던 레드 라넌큘러스를 주문하기가 망설여진다. 대충 라넌과 낙상홍과 기타 풀떼기 가격 정도에 맞춰서 집앞 꽃집에 레드 라넌큘러스가 들어간 꽃다발을 하나 만들어달라고 하는 게 지역 경제를 위해서도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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