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전쟁과도 같았던(…) 1차 백신 접종 이후 근황은, 일단 꼬박꼬박 상담 다니는 중.

처음에는 주1회 갔는데 30분 상담이라 일주일에 한 번 가니 진도(?)도 영 더딘 것 같고 그 사이에 이런저런 일들로 컨디션이 힘든 기간이 좀 있어서 이번주부터는 주2회 다니고 있는데 여러 선생님을 만나본 게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 선생님은 괜찮은 것 같고 생각했던 것보다 상담 시간은 꽤 즐겁다.

물론 그 시간동안 막 웃고 온다는 게 아니라 그동안 살면서 정신건강면에서 궁금했던(?) 걸 물어보기도 하고 컨디션이 힘들었던 날은 왜 힘들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살면서 한쪽으로 치워두고 켜켜이 쌓여있던 마음의 짐들을 하나씩 정돈하는 기분. 공황이 시작되기 전 대처 방법도 배워 유용하게 잘 쓰고 있어서 요근래 주변 사람들에게 상담 전도자가 되었다.(녀러분, 마음이 힘들 때는 상담을 받읍시다…)

아무튼 이번에 옆사람의 백신 접종일은 5일, 나는 오늘(8일)이었는데…

1차 접종 마치고 상담을 다니면서 혈압약을 먹는 동안에도 여전히 심장은 왼쪽으로 누우면 예전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약하게 당다라당당(이게 딱 이런 느낌으로밖에 설명을 못하겠다. 😑) 뛰는 게 느껴져서, 시간이 좀 지나고나니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것도 아니니 남은 인생 그냥 이대로 사는거지 뭐’ 하는 약간 익숙함과 포기에 가까운 심정으로 지내던 중이었는데 옆사람이 백신을 맞고 와서 다행히 별 증상 없이 지나간 다음날인 6일 아침. 뭔가 이상한데 하고 생각해보니 그 ‘당다라당당’이 멈췄다.

아직 내 백신 접종은 남았는데 나는 내 백신 접종보다 옆사람 접종이 더 신경쓰였단 말인가(모님 말마따나 무슨 천년의 사랑이라고…). 아니면 그동안 먹은 인데놀의 효과인가.

혹시 몰라 내 백신 접종 전날 상담 예약을 해뒀어서 어제 간 김에 이 이야기를 했더니 일단 후자일 리는 없고(인데놀이 그런 효과를 내는 약은 아니라고) 내가 위기나 긴장된 순간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바뀌었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게 상담 선생님의 의견.

아무튼 오늘 내 접종일에는 비교적 평범한 컨디션으로 일어나서(라고 해도 최근에는 하루 중 일어날 때 컨디션이 가장 안 좋긴 함) 지난번과는 비교도 안되게 안정된 기분으로 예약시간을 기다리다가 약 한시간 전쯤부터 살짝 심장이 뛰는 것 같길래 1차 때처럼 미리 자나팜 하나 먹고 이번에는 혼자 집을 나섰고 별일 없이 접종 완료 후 귀가.

지난번보다 팔이 약간 더 불편한 것 말고는 아직 별다른 증세는 없는데 2~3일은 두고봐야 한다고 하니 조심 중.

어쨌거나 드디어 백신 접종이 끝났다!

백신 맞느라 나한테 ‘심실조기수축’이라는 증세가 있다는 것도 알았고 미루고 미루던 공황 치료도 시작했으니 뭐 나름 유용했던 시간.

2주가 지나면 벼르고 벼르던 앨리스 달튼 브라운 전시회를 보러 갈테다.(이 작가 그림을 직접 보게 될 줄이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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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사람마다 증상이 다 달라서 고생하는 분은 상당히 고생하시던데… 그래도 맞고 넘어가는게 나은것 같습니다;ㅁ;

    1. Ritz

      혜린이도 있고 부모님 연세도 있으시고 제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안 맞고 버틸 수는 없어서;; 부디 내일까지 잘 넘어가길 빌어주시압.

  2. 축!축!

    1. Ritz

      드디어 쌍따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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