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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에 린양이 영어 수행평가로 발표하기를 준비하면서 “와, 이 동네에 유학파 진짜 많아”라고 새삼 혀를 내두르길래 “이 동네에서야 뭐…. 그래서 너를 캠프를 보냈던 거닷! 쫄지 마!” 라고 응원해줬다.

다음날 하교한 린양에게 수행은 괜찮았냐고 물었더니 실수한 건 없었다길래 그럼 됐지~ 했는데 며칠 뒤에 린양이 먼저(보통 성적이 괜찮다 싶으면 스윽 먼저 던짐) 그날 본 수행은 만점이 나왔단다.
“거봐~ 캠프 갔던 게 다 빛을 볼 날이 있다니까~ 미리 쫄지 마, 쫄지 마” 라고 도닥여준 일이 있었는데 오늘 페북에 들어오니 n년 전 오늘에 이 사진이 떠서 갑자기 그 날이 생각났다.

2016년 12월 20일.
안그래도 미국에 가신 Nath님과 어제 트위터에서 시차적응 이야기를 했었는데 오늘 이 사진을 보니 시차적응 때문에 꽐라했던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저 당시에 영어학원에서 받아온 성적표를 보면 다른 건 다 평균 이상이고 말하기만 계속 낮게 나왔는데 아무래도 린양 성격상 본인이 만족할 만큼이 아니면 입을 먼저 떼지 못할 게 뻔해서 얘가 어느 정도 듣고 말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미국까지 가서 애를 캠프에 던져넣었더랬다.

다행이었던 건, 뭣도 모르고 일정을 잡은 겨울 캠프가 미국은 겨울 방학이 짧아 보육 위주여서 오히려 린양이 적응하기가 좀 수월했고(그래서 원래 겨울 캠프를 일부러 가는 사람은 잘 없다고…🙄) 애가 안 간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재미있어하며 잘 다녔다.
다녀온 다음 학원 성적표에 말하기 성적도 훅 올라서 학원 선생님이 따로 나한테 ‘잘 다녀오셨다,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연락을 줄 정도라 주저없이 그 다음 여름방학 버클리행을 결정했었다.(린양에게 기회를 열어준 수인님에게는 늘 감사를. 💓)

날짜를 보니 그게 벌써 5년 전 이야기. 세월은 참 빠르기도 하지…

ps. 그러고보니 지금에서야 하는 이야기인데 저 당시 주변에 ‘왜 애가 하나인데 그렇게 열심히 안 달리냐(애가 말이냐고요…)’고 꾸준히 입을 대던 지인이 우리가 캠프 가는 걸 보고 “ 엄마가 가는 걸 보니 저건 안 가면 안 되는 건가보다”라고 생각했는지 뜬금없이 계획에도 없던 미국행을 부랴부랴 잡는 일이 있었다. 🤣
그러게… 내가 갈 정도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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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responses

  1. 널널하게 애 키우다 가끔씩 한국 얘기 들으면 여기서 키워 다행인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어요. 내년이면 중3인데 엠마는 집에 와서 종종 애들이 너어무 공부를 안 한다고 투덜투덜…

  2. 흠. 조만간 (물론 코로나 상황이 변수지만) 나도 도전해봐야겠구먼!!!! – 내년에 초1 되는 신입 학부모 ㅋㅋㅋㅋㅋㅋㅋㅋ

    1. Ritz

      혜린이는 1학년 말부터였던가, 영어학원 다니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기초는 쌓은 상태에서 3학년 겨울방학, 4학년 여름방학 두번 갔었어. 여유가 있으면야 자주자주 가도 좋겠지만 주변 엄마들 말이 너무 저학년 때 가면 쓰는 말이 아무래도 쉽고 어린 애들 쓰는 말들이라 고학년에 가는 게 낫다더라고.
      벌써 학부형이 되는 거야?! 축하축하!! 남의 집 애는 어찌나 빨리 크는 것 같은지. 지금부터 살살 알아보고 한 3~4년 뒤에 시도해보면 되지 않을까. 설마 그때까지 지금같은 상황일 거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ㅠ.ㅠ

      1. “여유” 그러게… 그게 문제여 ㅋㅋ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도 앞으로 1-2년은 힘들지 싶기도 하고~ ^^ (그나저나 애 학원 걸어서 보내겠다고 도곡동 이사왔는데~ 이쪽 분위기에 깜놀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동네 무셔~~~

        1. Ritz

          뭐야, 이사온 거야? 워디여?! 요즘은 혜린이 때보다 엄청 격렬하게(…) 달린다더만…( ”) 화이팅…;;;

          1. 렉슬상가의 수많은 학원들을 보고~ 렉슬로 이사왔다는 ㅋㅋㅋㅋ 예전 동네에선 발레학원 하나 다니려해도 15분 라이드 해야됐었거든 ㅋ 알고보니 우리 이제 꽤 가깝고만!! 함 놀러가서 선배님 조언을 좀 들어야겠어~~~

            1. Ritz

              너무 반갑네~ 지금같은 때만 아니면 내일이라도 건너오라고 하겠구만. ㅠ.ㅠ 언제 한번 시간 맞춰보자~ 혜린이 안과가 그쪽에 있어서 정기적으로 한번씩 갈 일 있는데 그때라도 되면 꼭 한번 봐. 근데 나는 교육 쪽으로는 별 도움이 안되지 싶다? ㅋㅋ 너 닮았으면 딸도 야무질텐데 뭘. : )

  3. ㅎㅎ 같이 여행도 가고 즐거웠어요! 린양에게 아직까지도 도움이 된다니 좋네요~

    1. Ritz

      저때 경험이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요. 덕분에 저도 미국까지 가보고 너무 좋았죠. ^^ 요즘 같아서는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네요. ㅠ.ㅠ

  4. 우와 정말 멋집니다 린양! 멋있어요…

    1. Ritz

      이 동네가 워낙 영어는 기본으로 잘 하는 애들이 많아서 고군분투 중이네요.

      1. 그런데도 만점이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노력도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준비했겠네요. 비교하면 안 되는데 우리집……. 은… 아무튼 부럽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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