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ula Rasa

2시간 동안의 롤러코스터 여행!!
이번 여름 블록버스터 중에서도 꽤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미이라 2‘를 봤습니다만 본 감상은 딱 저 위의 저 한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과거 1편이 그다지 스토리나 설정에 기대지 않는 오로지 화면의 박진감과 특수효과로 승부하는 타입의 영화였던 만큼 2편 역시 그다지 스토리에 기대지 않고 특수효과로 승부합니다. 그리고 그 특수효과들은 정말 전편에 비해 발군의 실력으로 성장했고(역시 전편의 성공에 따른 자본의 풍부함…일 듯?),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2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모르게 만들더군요. 정말로 영화를 다 보고 영화관을 나오면 무슨 놀이기구를 타고 나온 것처럼 띵하고 어질어질합니다. ^^;

내용이야 1편도 그랬지만 2편 역시 한줄로 요약 가능할만큼 심플합니다. ‘세계 정복을 꿈꾸며 잠들었던 미이라가 깨어나자 주인공 일행은 이를 다시 잠재운다.‘ 이미 여러 영화 소개 코너를 통해서 나왔지만, 전편과 등장인물은 악역까지 모두 같고, 공평하게 악역 한명 추가에 주인공 일행에서 한명 추가되었습니다. 주인공 쪽에 추가된 한명의 인원은 바로 주인공 브랜든 프레이저와 레이첼 와이즈의 아들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설정이 꽤 마음에 들었던 것이, 이런 류의 영화(인디아나 존스 같은 류의)에서 보면 주인공 남녀는 징하게 서로 사랑싸움만 하며 뭔가 결말이 안 난 채 시리즈가 거듭될 때마다 서로의 사랑만 확인하고(?) 끝났던 점에 비하면 이렇게 산뜻하게 결혼해서 애까지 낳고 잘 살고 있었다라는 점이 좋더군요. ^^;(게다가 전편에서 한 재산 건진 걸로 영국에 거대한 성(?)을 사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더군요.T.T) 어쨌거나 이 아들 역시 부모 닮아 똑똑해서(?) 한 명의 팀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전편을 의식하고 만든 속편이어서 그런지 작품 내내 전편에 대한 농담이나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오고 대사들도 다소 냉소적(?)입니다(1편을 봤던 사람만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만한 요소들일지도).

‘그래서 그 미이라가 세계정복을 노린 다는 거 아냐?‘
‘그걸 어떻게 알아요?‘
‘뻔하잖아‘

라거나

‘이번에는 어떤 놈이었어?‘
‘그놈이 그놈이지 뭘‘

라는 식으로 주고받는 대사는 어쩐지 관객들이 보면서 하고 싶은 말들을 대신해주는 듯도 합니다. ^^;

영화 자체는 전편에 비해 확실히 세련되어졌습니다. 화면도 그렇고, 주인공들의 연기도 그렇고. 특수효과는 한층 더 호화찬란해져서 그 영화 예고에 나왔던 군중신(몹신)은 정말이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더군요. 하지만 슬펐던 것은 1편에서 뭔가 카리스마가 있으려다 말았던(?) 악역 이모텝이 이번 시리즈에서는 매우 비굴(이건 정말 영화를 봐야만 압니다. ==)해졌다는 것은 슬펐고, 그 1편에서 왠지 뭔가 있어보였던 얼굴에 문신을 한 사막의 수호자 메자이 두목 역시 전편에서 보여줬던 ‘죽었는 줄 알았는데 위급한 순간에 짠 하고 등장‘한다는 멋진 패턴을 잃어서 아쉬웠습니다.(개인적으로 이 아저씨가 꽤 멋져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어딘가에서 읽은 기사에 보니 이미 3편의 제작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과연 그 3편은 어떤 미이라와 싸울 생각인지 좀 궁금해지더군요.(왠지 또 이모텝이 살아온다면 ‘정말 징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 마치 인디아나 존스처럼 설마 늙은 브랜든 프레이저와 레이첼 와이즈, 그리고 청년이 된 아들이 나치의 야욕에 맞선다는 이야기는 아닐테고…;;

어쨌거나 스케일 면에서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 마감의 한가운데에서 우연히 여유가 나서 본 영화였습니다만, 보고 나니 스트레스도 확 풀리고 좋더군요. 이제 스트레스도 풀었으니 산뜻한 기분으로 마저 마감을 마무리해야 할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