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팝 시리즈 1

솔직히 말해, 예전에 통신상으로 번역된 작품을 읽을 때 이해하지 못했던 부기팝의 붐을 번역판을 내면서 완벽하게 공감한 경우. 실제 통신상의 번역본이라는 것이 모니터라는 환경과 ‘고급 퀄리티‘의 번역은 아니라는 것이 어우러져 원작의 감동을 잘 살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번역하시는 분도 1권인 만큼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었고, 내용도 작가가 상을 받은 작품인 만큼 더할나위 없이 근사했다. 대개 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것이 퀄리티의 문제를 떠나서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기합‘이 작품에 배어있기 마련.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인 나오코가 그야말로 어이없이 픽 죽어서 황당했던 데다가 작품 전반에 석양처럼 내려앉은 ‘애절한 사랑‘이라는 테마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잔상을 남겼다.
책 자체로 보자면 이 책이 나올 때 역시 내가 미술 작업을 했기 때문에 심난한 오타가 좀 났고(-_-), 스캔 쪽에 좀 문제가 생겨서 단색 삽화들이 충분히 잘 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통신가에서 표지의 폰트 문제로 엄청 시끄러웠다.(이 책 표지 만들어줬던 미술부 선배는 이 책 이후 나갔다. -_- 대체 왜 그 선배가 배짼 것을 편집부에서 욕을 먹어야 하는 거냐.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