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부기팝 시리즈가 어느덧 9권까지 이르렀습니다.(발매는 아직 8권까지) 개인적으로는 이 표지 구성이 무척 마음에 드는 고로 세트로 올려봅니다.

이번 권은 뭐랄까, 직업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가’가 짐작이 가서 흥미로웠습니다.

부기팝 시리즈는 실제 5권에서 거의 일단락이 되는 분위기였고, 제가 봐도 6권 외전까지 나온 후 마무리되었으면 딱 좋았을 것 같은데, 당시 상황상 판매고가 좋은 이 책을 그 상태에서 절대 끝낼 리가 없었겠지요(저같아도 절대 안 끝낼 듯..;). 그리하여 등장한 것이 페퍼민트의 마술사.
개인적으로야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냉정하게 보자면 작가가 호흡이 좀 흐트러진 감이 있지요. 시간이 좀 지나서 다시 읽어봐도 여전히 작가가 지쳐 보입니다.
이미 7권까지 오면서 비슷한 분위기가 반복된다는 생각은, 그래서 매너리즘이라는 건 작가도 편집부도 고려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작가들이 흔히 후기에 ‘담당 누구누구에게 폐를 끼쳤습니다'(그러고보니 카도노 코우헤이는 이런 말 쓴 적 없는 듯?)라고 하는 걸 봐도 그렇고, 작가와 편집부 간의 작품에 대한 의견 교환은 꽤 활발한 듯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결론은 결국 ‘액션’을 보강해보면? 이었다고 보는데, 읽은 감상을 말하자면 저로서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어떤 방향으로든 이 시리즈에는 나름의 변화가 필요했으니까요.
뭐랄까, 딱 카도노 식이라고 해야 하나, 다짜고짜로 목검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휘청휘청 한번 휘두를 때마다 백만 가지 생각이 배경으로 물 흐르듯 지나간다고 하면 될까요. 상당히 현학적인 분위기의 격투물이었습니다.
액션물-혹은 격투물?-시도 자체는 꽤 신선하고 작가의 개성은 잘 드러났지만, 그래도 역시 지금까지와는 약간 분위기가 다르다보니 이질감도 들더군요.

이야기가 약간 길어지다 보니 이 시리즈는 가능하면 단숨에 읽는 게 좀 더 몰입도가 높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