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이번 시즌에는 참으로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등장했습니다.
한동안 애니메이션은 그다지 챙겨보지 못했는데 요근래에는 다시 몇몇 작품을 고정적으로 찾아서 보게 되네요.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앞장서라, 크로마티 고교‘ 입니다.
애니메이션을 챙겨보는 데에는 제각각 이유가 있겠지만 이 크로마티를 보는 이유는 정말로 확실하게 ‘웃을 수 있어서‘ 입니다.

이런 모습은 별로 정상적이지 않지만

너무나 멀쩡하게 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정상적인 주인공 카미야마는 난데없이 불량학생들만 잔뜩 있는-게다가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학생도 잔뜩 있는- 크로마티 고교에 입학합니다. 이 학교 학생들은 배에 전화번호부를 필수적으로 두르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깊이 알고 보면 참으로 ‘의외의 순진한 면‘을 많이들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포인트입니다. 게다가 학교 짱을 뽑는데 그 방법이 ‘등에 뜸을 뜨고 가장 오래 버티는 사람이 학교 짱이 되는 것‘. 그런 바람에 난데없이 싸움도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카미야마는 학교의 짱으로 등극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크로마티를 보는 내내 ‘이건 정말로 겜플님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다!‘라고 얼마나 공감을 했던지요.

저 정체를 알 수 없는 베토벤(?)에서 쓰러졌음

특히 1화에서 주인공 카미야마가 책을 보고 깨우치는 ‘불량 학생 세계에 동참하기‘ 같은 경우 최근의 겜플님의 근황과 겹쳐지면서 ‘혹시 겜플님이 홍대 근처의 조폭계에 입문을 하시려는 것이었는가!‘라고 생각했습니다. -_-;;

그렇게 메이저한 작품도 아닌 데다가 러닝 타임 10분짜리, 그리고 퀄리티도 그렇게 높지 않지만 보는 내내 열광하는 이유는, 몇몇 요소가 정말로 사람을 확 끌어당기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요소는, 생긴 건 모두 심히 심난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의외로 ‘착한‘ 불량학생들이 매력적(?)입니다. 거기에는 학교에서 가장 싸움을 잘하지만 차만 타면 멀미를 하는 타케노우치 유타카(16세라는데 얼굴은 도저히 그렇게 안 보임)라든지 머리의 닭벼슬을 유연하게 콘트롤하는 하야시다 등이 있겠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메카자와
목소리는 심지어 비밥의 비셔스 목소리..;

두번째는 전혀 뜬금없는 몇몇 캐릭터입니다.
목소리는 비밥의 비셔스, 게다가 중후하기 그지 없으며 의리도 강하고 싸움도 잘한다고 하는 메카자와는 어디로 봐도 깡통 ‘로봇‘입니다. 그러나 주인공 카미야마와 그의 친구 하야시다를 빼고는 그 메카자와를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지요. 나중에는 카미야마와 하야시다 조차도 ‘어쩌면 저렇게 생긴 사람이 있는 걸지도 몰라‘라고까지 어느 정도는 수긍해버릴 정도입니다…;
상당히 뜬금없지만 등장할 때마다 사람 뒤집어지게 웃게 만드는 대사 한마디 없는 프레디나 고릴라 등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세번째는 불량학생들의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공감할 수밖에 없는 소재들도 이야기를 끌고나간다는 점입니다. 3화 같은 경우 문득 아침에 입에 붙어버린 멜로디가 제목이 뭐였는지 도저히 기억이 안 나서 결국에는 온 학교 학생들이 모두 그 음을 허밍으로 부르고 다니는 걸 보면서 거의 포복절도했습니다. 실제로 저렇게 음은 머리에 맴도는데 곡 제목이 기억이 안나서 찜찜한 경우는 누구나 한번쯤 있었을 테니까요.

요근래 애니메이션들이 머리 아프게 설정이 진지했거나 캐릭터가 로리해서, 혹은 여자 성우들의 혀짧은 목소리에 질린 분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험하게 생긴 캐릭터들도 원없이 볼 수 있고 열혈의 남자 성우들만 나오니까요.(중간에 딱 한번 하야시바라 메구미가 나오긴 합니다만… 대사는 단 한마디.) 이야기 전개도… 정말 아무생각 없습니다.(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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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responses

  1. 뉴타잎

    뭐야 메카자와. 치요 아빠잖아(일본판 비밥 안본사람)

  2. 리츠코

    겜플님한테 추천한게 저였음..;; 한화가 10분밖에 안되니까 그냥 재미로 보긴 괜찮을 걸요.

  3. Tom

    그런 적은 없는 모양이지만, 결행(!)한다해도 별로 이상할거 같지는 않은….. ;;;;; (그런데 이거 겜플의 추천작이기도 했는데..?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4. gample

    꺄~(수습할 기력을 잃었음. -_-;;)

  5. Sopp

    여기서 이런 질문 하긴 뭐 하지만.. 겜플군. 탈색을 하고 눈썹을 민적이 있었는가? O.O

  6. 리츠코

    하지만.. 1화는 정말 겜플님의 화였잖아요. -_-
    1. 탈색을 한다.
    2. 눈썹을 민다.
    …에서 거의 쓰러졌는데요. ( ‘‘)

  7. gample

    제가 가장 공감했던 캐릭터는 5화의 타케노우치 유타카.(그 놈의 멀미나는 차량이 핑크색 버스였다면 차를 안타도 죽어나지.) 보면서도 멀미나서 속이 울렁거려 죽을뻔했군요. 동지애가 싹틀정도임. -_-;

  8. gample

    아니 이런 본문을 쓰시면 사람들이 저를 어찌보겠습니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