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가까이서 보면 문제의 가슴털이 상당~히 세세하게 묘사되었음. -_-;

3권을 넘어가면서 의외로(?) 재미가 붙은 트리니티 블러드의 네 번째 단행본입니다.
저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취향대로 골라잡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본편보다 외전을 더 좋아합니다.
주인공 아벨이 땅파는 게 괴롭고 본편의 여주인공 에스델이 상당히 밥맛없기 때문에 에스델도 안 나오고 아벨의 비중도 낮은 편인 외전이 더 읽기 편하지요.

이번 4권에서 가장 유쾌했던 것은 역시 표지에도 등장한 ‘댄디 라이언’―Ax 파견집행관 레온 가르시아 디 아스튜리아스 신부였습니다. 흔하다면 흔한 캐릭터이긴 합니다만 적당히 유쾌하고 어른스러운 이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군요. 지난번에 아스트나 이번 댄디 라이언처럼 각 권마다 축을 이루는 등장인물들이 있는데 외전 쪽에서는 이 인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서 다음번 외전에 등장할 조연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집니다.

번역자분은 처음에 ‘레온의 풀네임을 보고 배시시 웃는다면 나이가 있다는 증거랍니다’라고 하셨지만 저는 그것보다도 코드명 ‘댄디 라이언’에서 쓰러졌습니다. 제가 예전에 빠*용 로*라는 애니에서 봤던 이 댄디 라이언이 생각났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그 캐릭터는…
골 때리는 절륜 캐릭터였기 때문! 이 이름의 캐릭터들은 웃통 벗는 게 장기인 모양?

마음만 먹으신다면 전세계의 여자를 만족시킬 수 있으신 분이 어째서…
어쩌고 저쩌고 했던 대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군요. -_-;
이 이름 가진 캐릭터들은 죄 색골들인겐가

아벨의 삽질은 전혀 변한 것이 없고, 카테리나의 활약도 약한 편이지만 피터팬에서 차용한 네버랜드와 피터팬에 대한 이야기, 독특한 무기인 사일런트 노이즈, 레온과 시스터 케이트의 만담들에 주목한다면 이번 4권 역시 즐겁게 읽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
반면에 외전 속의 외전인 댄싱소드 이야기, SLINGBLADE는 약간 통속적이어서 아쉬웠네요. 트레스가 뒤를 쫓고 있으니 조만간 다시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댄디 라이온과 시스터 케이트의 만담 모음
이번 4권의 재미는 여기에!

“오랜만이군. 잘 있었어?”
『지금 잘 있었냐는 말이 나와요?! 레온 씨, 당신 뭐 하는 겁니까!』
“그게, 두 달 만에 바깥 세상에 나온 거라 이 아가씨에게 마을을 안내해 달라고 할까 해서….”
『거짓말도 잘 하셔! 빨리 들어가기나 하세요! 못 말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니까.』
“네, 네.”
입체영상의 수녀―시스터 케이트는 아쉬운 듯이 일어서는 레온을 도둑고양이라도 쫓듯 집무실로 쫓아낸 뒤 뭔가를 떠올렸는지 문득 로레타를 돌아보며 말했다.
『시스터 로레타, 지금부터 회의가 있으니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해 주세요. 그리고 손을 깨끗하게 씻도록 하세요. 이 남자의 반경 3미터 이내에 접근하면 말도 임신한다는 소문이 있으니까요.』
“내가 무슨 연어인줄 아나…. 또 만나, 로레타.”
『또 만나기는 뭘 또 만나요!』

『큰일이에요!』
수녀의 입체영상(홀로그램)이 느닷없이 방 한가운데로 돌아왔다. 까딱하면 레온의 풀어헤친 가슴에 얼굴을 박을 뻔한 그녀는 새파랗게 질려서 몸을 젖혔다.
『꺄악!』
“너무하네! 내 가슴 털이 그렇게 끔찍해?!”
『토, 토할 것 같아…. 아, 아니지, 지금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내 가슴 털이 쓸데없긴 왜 쓸데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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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1. 리츠코

    gample//음. 그러고보니 북두의 권…;;; 그래도 허리만 댑따 긴 아벨보다는 백배 멋지다니까요. -ㅁ-(가슴 털은 싫지만)
    미사//이 작품에 그런 개그가 좀 부족하다보니 보면서 엄청 감동 받았지요. ^^

  2. 미사

    릿짱도 역시 시스터 케이트의 <토, 토할 것 같아...>에서 감명을 받았군;;;

  3. gample

    일러스트는 이미 북두의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