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ula Rasa

OVA에 극장판까지 모두 나온 지금, 드디어 TV판 <오! 나의 여신님>이 시작되었습니다.(이전에 물론 ‘작아지니 편리하네’ 시리즈가 있긴 했습니다만)

어찌됐든 고3때 봤던 OVA의 아름다움(?)이 너무나 뇌리에 강렬하게 박혔던 데다가 그 전에 봤던 코믹스판도 꽤 취향에 맞아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인지라 TV판이 나왔다는 말에 얼른 찾아봤습니다.
여신님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이라면 아래 트랙백의 예전 극장판 감상글에 주절주절 적은 적이 있으니 생략하고…

TV판은 우선 이전의 OVA나 극장판과는 캐릭터 디자인이 미묘하게 느낌이 다르네요. 어디가 다른가를 꼭 집을 수는 없지만 좀더 무난해졌다고 할까요. 그래도 이 정도로만 유지된다면 좋겠습니다.

이전의 OVA가 시간의 제약 때문에 이야기가 요점만 간단히-다시 말해 케이이치와 베르단디의 연애가 핵심이라서 케이이치의 자동차부 분위기라든지 작가가 원작에서 나름대로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던 이런저런 탈 것들은 모두 간략화되었었다면 이번 TV판에서는 이런 것들도 모두 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화에 대해서는 그다지 크게 만족하지 못할 수준이긴 합니다만 반면에 역시나 음악은 굉장히 귀에 쏙쏙 들어올 만큼 신경을 많이 쓴 듯하네요. 게다가 일단 작품에 대해 차근차근 여유있게 재해석해서, 단순히 코믹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애니메이션만의 노선을 잡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여신님 1권은 언제적에 본 건지 기억도 가물가물해서(케이이치가 사요한테 대쉬했다가 차였던 것도 애니메이션을 보고 기억났음) 재해석하지 않아도 충분히 새로울 것 같긴 하네요..;

특별히 특정 성우를 좋아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역시 다시 듣는 이노우에 키쿠코라든지 토우마 유미, 히사카와 아야의 목소리는 왠지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요즘 나오는 작품들이 아직 단행본도 채 몇 권 나오지 않은 것들을 급하게 애니로 만들어서 뒤로 갈수록 어찌될지 모르는(작가도 모르지 않으려나…) 상황이 벌어지는 데에 비해 (비록 원작에 별 진전은 없지만) 이미 나온 분량이 많은 만큼 안정적이고 보는 재미가 풍부한 작품이 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