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십각관의 살인’을 시작으로 어제 ‘미로관의 살인’을 완독.
넷플릭스를 열었더니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업데이트 알람이 와 있어서 보고 있자니 2022년은 살인과 탐정(…)으로 점철된 연말연시가 되었다.

1편을 ‘방구석1열’에서 정리본으로 보는 바람에 마지막 결말까지 전부 알아버렸고, 모르고 봤으면 너무 재미있었을 작품이라 아쉬워서 (드물게 결말을 알아버려서 아쉬웠던 작품) 2편이 나온다길래 이번에는 반드시 실시간으로 제대로 봐야지 벼르다가 올라오자마자 시청 완료.

블랑은 억만장자 마일스 브론의 초대를 받고 해마다 열리는 모임에 참석한 각양각색의 친구들을 만난다.
초대된 사람은 마일스의 전 동업자 앤디 브랜드, 현 코네티컷 주지사 클레어 디벨라, 최첨단 과학자 라이오넬 투생, 모델 출신 패션 디자이너 버디 제이와 그녀의 성실한 조수 페그, 인플루언서 듀크 코디와 여자친구 위스키 등이다.
이들 모두가 각자 비밀과 거짓, 살인의 동기를 품고 있었고 누군가가 죽은 채로 발견되는 순간, 모두가 용의자가 된다.

‘외딴 섬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라는 ‘복고풍’ 추리물 스토리 라인을 현재를 배경으로 어색하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이 독특했는데 바꿔 말하면 기술이 발전하고 우리의 생활이 바뀌어도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대단히 달라진 게 없을지도 모르겠다.

웃기지만 이 갑부 아저씨를 볼 때마다 누군가가 계속 생각나고… 그 갑부의 옆에도 저런 멍청한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닐까.

저 갑부 캐릭터 마일스 브론을 보면서, 우리는 종종 단순히 멍청한 사람을 그 사람의 재력과 지위라는 필터를 거쳐 ‘천재의 특이함’이라고 왜곡할 때가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다.

1편보다 블랑 탐정의 비중이 늘었고 1편 만큼의 ‘우와’ 할 만한 반전은 없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우리가 추리물에서 보아온 반전들로 아기자기하게 채워져 있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치고는 꽤 괜찮았다.

+중간중간 카메오로 툭툭 튀어나오는 사람들을 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휴 그랜트가 왜 거기서 나와…)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