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특별히 글을 남길 생각 없이 책을 집었는데 어제의 모차르트와 오늘의 클림트가 살던 곳이 우연하게도 같은 곳─오스트리아의 빈─이어서 짧게 기록.

모차르트 시절의 빈은 그가 잘츠부르크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화려하게 꽃피는 시절이었다면 클림트의 빈은(클림트는 평생을 빈에서 살았다고) 합스부르크 제국이 쇠락을 거쳐 종말로 향하고 있던 시기였다.

주변의 유럽 국가들에서는 서서히 미술의 사조가 바뀌어 갈 즈음이었으나 빈은 아직까지 고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클림트도 초기에는 이런 화풍의 그림을 그렸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았다.
기존의 화풍으로도 충분히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는 위치였으나 과감하게 한 걸음 더 나아갈 마음을 먹은 그는 십여년 만에

이렇게까지 변화했고 그의 변화는 한참을 과거로 거슬로 올라간 비잔티움과 동방 미술에서 영감을 얻어 미래로 향하는 화풍이었다는 점이 그가 살고 있던 ‘도무지 현대로 향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도시 빈과도 왠지 어울렸다.

클림트에 대해서라면 문란한 여성관계 같은 걸로만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일생을 쭉 읽고나니 의외로 굉장히 ‘단순한’ 삶을 살았던, 그리고 여느 성공한 화가들이 그렇듯이 인생의 많은 시간을 그림에 파묻혀 보낸 성실한 사람이었다.

이 출판사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글 쓴 사람에 따라 재미가 기복이 큰 편인데, 이 클림트 편을 쓴 작가는 원래도 미술 관련 책을 여러 권 낸 사람이다보니(이 시리즈의 페르메이르도 이 작가) 당시의 미술 사조, 사회적인 분위기 등등에 대해 잘 설명해줘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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