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저녁 먹으면서 린양이 하는 말이 학교에서 ‘‘ 준우와 싸웠는데.

운동회 연습 마치고 교실 들어오는 길에 교실 문을 막고 장난치길래 실랑이를 하다가 정말 자기는 가볍게 슥 민 정도였는데 준우가 아프다고 오바를 해서 ‘그 정도 가지고 뭘 그러냐’고 되쏘고는(장족의 발전이지) 자리로 돌아왔단다.

다음 쉬는 시간에 준우가 자기 자리로 좀 오라고 하도 불러대서 필요하면 니가 오라고 했더니(학기 초부터 이 총각들이 어찌나 각자 불러댄다길래 ‘필요하면 니들이 오라’고 하라고 가르쳤다 -_- 결국은 그러고도 니가 오네 마네 하다 대판 싸워서 담임 선생님이 ‘용건있는 사람이 자리로 오는 걸로 하라‘고 아예 기준을 세워주셨다고..ㅠ.ㅠ) 급하다고 불러대길래 마지못해 갔는데 (난데없이) 뭔 수학 교과서 문제를 물어보더란다.

듣다가 ‘잉?’ 해서 (두 녀석이 수학실력이래봤자 고만고만한데) ‘니가 가르쳐줄만한 수학 문제가 뭐가 있디?’ 라고 되물었더니 뭔가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이었다고. 니가 알려준 답이 정확하긴 한 거였냐고 했더니 자신있게 그렇다고는 하던데 대체 뭔 문제였을까… -_-?

아무튼 가르쳐주고 나니 준우가

“원래는 아까 그 일로 화를 내려고 했는데 수학 문제를 가르쳐줘서 넘어가겠다”

라고 해서 린양은 어이없어 게거품을 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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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알아. 아마 이런 표정이었을거야…
짜증내면서 이야기하는데 듣는 나는 웃겨서 진지한 표정으로 들으며 맞장구 쳐주느라 힘들었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 입장에서는 둘이 진짜 어처구니 없이 사소한 걸로 징하게 싸우는 모양새인데 그나마 다행인 건 담임 선생님을 정말 좋은 분을 만나서 얘들 싸우는 걸 하나하나 다 듣고 조정해주시는 모양.(아이고, 선생님… 애엄마들도 못해주는 것을….)

여지껏 누구랑 싸워본 적이 없다가 이런 패턴이 계속 반복되니 점점 말로 싸우는 공격력이 올라가는 게 보이는 린양과 보아하니 그거 걸고 넘어지는 재미를 붙인 준우는 최근 마치 링 위에 마주 선 스파링 파트너 같다.

그리고 린양이 버럭 하면 옆에서 ‘나는 그 말 안했어!’라고 한 마디 거드는 진우까지 있으면 완벽한 만담조. -_-d

근데 진짜 니네 언제까지 싸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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