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미시마야 시리즈를 읽다보니 주인공 오치카가 사연이 있어 이 미시마야에 온 건 알겠는데 그 사연이 뭐였는지는 도무지 기억이 안 났다.
읽은 지 너무 오래돼서 그런가 하고 시리즈 맨 처음을 찾아봤는데 제목도 생소한 걸 보니 이 책은 건너뛰었던 모양이라 도서관에 마저 신청을 넣었더니 ‘출간된지 *년 이상 된 책은 신청 불가’라는 이유로 캔슬을 당했다. 그제서야 출판년도를 보니 2012년에 나온 책. 내가 이 작가 책을 찾아서 보기 시작한 게 대충 2013년 이후이니 그래서 못 봤었나 보다.

아무튼 얼마전 금빛 눈의 고양이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나중에 이것만이라도 사서 볼까 하던 참에 갑자기 예약도서 도착했다고 문자가 왔다. 예약했던 창식이 아저씨 책이겠거니 하고 찾으러 갔더니 난데없이 이 책을 받아 당황했다…; 게으름 피우며 주문을 미루길 잘 한 셈인가.

나는 결국 주인공 오치카의 엔딩을 먼저 본 다음 마지막으로 첫 이야기를 보게 된 셈.
읽는 내내 궁금했던 그녀의 사연은 ‘그녀를 사이에 둔 두 남자가 서로 죽고 죽이는 일’이 벌어진 탓에 살던 동네에서 더 있기가 괴로워 미시마야로 온 것이었는데 그저 단순한 치정 사건이 아니라 사람이 누군가에게 큰 은혜를 베풀 때 그 이면에 교묘하게 숨겨지기도 하는 ‘기만’과 상대방에 대한 ‘무례’를 참 이 작가답게 잘 꼬집었다는 생각을 했다.

흑백(おそろし 三島屋変調百物語事始, 2008)
안주(暗獸, 2010)
피리술사(泣き童子, 2013)
삼귀(三鬼, 2016)
금빛 눈의 고양이(あやかし草紙, 2018)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

‘흑백’ 빼고는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에도 시리즈가 워낙 많다보니 읽은 다른 책들과 착각해서 이 시리즈는 삼귀, 금빛 눈의 고양이 두 권만 봤던 모양. 남은 안주와 피리술사를 읽어야 하는데 안 읽은 이야기가 남아있는 게 조금은 반가운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