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08년에 한국에 들어오면서 가전을 전부 새로 샀는데 한참 가전에 꽃그림 넣는 게 흥했던 시절이라 냉장고도 에어컨도 모두 퐈려한 꽃이 그려져 있다. 살 때는 별로 거슬리지 않았는데 유행 지나고 나니 촌스러워서 볼 때마다 시트지라도 바르고 싶은 심정이었으나…(인테리어 마치고 이 집 들어올 때는 정말 시트지 가격까지 알아보긴 했었음. 붙일 엄두가 안 나서 포기했지만.)

냉장/냉동이 좌우로 양분된 모델인데 이 구조로 된 걸 써보니 폭이 좁아서 체감상 크기만큼 뭘 많이 넣기 힘들다. 그나마 냉장고를 가득 채워놓고 쓰는 편이 아니라 사용에 별 불만 없었는데 세 식구가 먹는 양이 늘어서 그런가, 올해는 혜린이 방학하고 삼시세끼 챙기려니 유난히 냉장고가 좁다! 재료든 밑반찬이든 뭐 좀 넣으려고 하면 그야말로 텍트리스.

그러고보니 요즘 냉장고에서 한번씩 들리는 소리가 수상하고(수상하다고 생각하고 싶은 걸 수도 있다) 냉장고야말로 고장난 다음에 바꾸려면 대형사고라(3박4일 여행을 갔는데 여행 첫날 냉장고가 멎었는지 돌아와서 보니 집안에 대참사가 벌어졌다는 동네 엄마가 있었음…) 교체 결정.

새 냉장고는 무조건 냉장냉동이 상하로 나뉜 모델로 골랐는데 안을 채워보니 예전보다 용량도 좀 커졌지만 커진 비율보다 확실히 훨씬 크게 쓸 수 있어 삶의 질이 대폭 상승했다.

평소 같으면 이런 큰 가전 바꿀 때는 예전에 쓰던 건 기념으로 사진이라도 한장 남겼을텐데 새로 산 냉장고 들어오는 게 얼마나 좋았으면 아무것도 안 남기고 냅다 실어 보냈나…( ”) 아쉬운대로 그림이라도…;

이제 집에 남은 꽃그림은 에어컨.
이건 아직 너무 멀쩡히 돌아가고 있어서 바꾸려면 좀 나중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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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sponses

  1. 2인가구에 냉장고에 스탠드형 김치냉장고까지 있는데 두 냉장고가 미어터집니다. 물론 우리 엄마가 평상시에도 좀 쟁여놓긴 하시죠. 냉장고가 미어터지는데도 먹을게 없다고 하시는 우리엄마. 근데 나도 뭐 먹을라면 딱히 먹을게 없는거 같은 느낌적 느낌… -.-

    1. Ritz

      그러고보니 저는 한국 들어오고 샀던 김치냉장고도 도무지 쓸 일이 없어서 나중에 처분했었네요;;
      뭘 쟁여놓는다고 미리 사놔도 막상 끼니 때 되면 손 가는 게 없어서 그냥 그때그때 사서 바로 해먹고 소진하는 편인데 그랬더니 어쩌다가 장을 못 보면 정말 ‘아무것도’ 할 게 없을 때가 있어서 좀 난감해짐요.

  2. 그러게, 왜 그 땐 다들 너도나도 꽃그림을 넣었는지. 우리집은 세탁기에 꽃 그림.
    에어컨은 어지간해서는 고장 안나는 물건이니 당분간은 꽃그림 감상하구 살겠네. ㅎㅎ

    1. Ritz

      비시즌(?)에는 커버를 꼭 씌워둠..

      1.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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