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생각해보면 애거서 크리스티나 코난 도일 작품들은 학창시절에 신나게 읽고나면 그 뒤에 다시 읽을 일이 잘 없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가 범인과 트릭을 알고 나면 아무래도 다시 손이 잘 안 가기도 해서 지금은 작품 제목을 들으면 대충 ‘**가 ##했던 이야기였지?’ 하고 아슴하게 생각나는 정도?

린양에게 ‘비뚤어진 집’과 ‘쥐덫’을 추천했는데 다 읽고나서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뭔가 이상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머리로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생각하면서 입으로는 ‘쥐덫’을 말했던 모양. 갑자기 나도 두 작품 내용이 헷갈려서 정말 오랜만에 쥐덫을 손에 들었는데 워낙 길이도 짧다보니 잠깐 앉아서 처음 읽는 마냥(…) 재미있게 잘 봤다.

거의 20년만이라 읽는 내내 등장인물이고 이야기 진행이고 마치 초독인 기분이었는데 조금 지나니 ‘범인이 누구였는지’만 정확하게 기억나는 게 신기했다.

이 책 처음 읽을 때는 이야기의 흐름만 따라가다가 끝났었는데 지금은 당시 전후 영국의 상황에 대한 다큐나 작품들을 이래저래 주워 봐서인지 왜 두번째 쥐가 죽어야 했는가, 저 부부는 왜 갑자기 하숙집을 열어야 했는지에 대해 좀더 넓게 보여서 역시 뭐든 아는 만큼 보이는구나, 하며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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