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셋째날은 일정이 빠듯한 편이었습니다. 교토와 나라까지 갔다가 다시 오사카 간사이 공항 근처의 숙소까지 돌아와야 했는데, 버스를 타고 다녔기에 망정이지 그냥 다녔으면 모두 소화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을 것 같더군요.

맨 처음 간 곳은 교토의 청수사(키요미즈테라)였습니다.
마루야마코엔에서 언덕과 많은 계단을 올라간 곳에 위치해 있으며 780년에 나라에서 온 승려 엔친이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절은 여러번의 화재로 소실되었으며 현재의 건물은 1633년에 재건되었다고 하네요.

절벽에서 10여미터 돌출되어 있는 무대(부타이)라 불리는 본당의 마루는 139개의 나무 기둥이 받치고 있다고 하는데, 높은 곳에 세운 절이다보니 교토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높은 곳에 잘도 절을 지어놨구나 라고 생각하며 올라갔는데-그러고보면 옛날 사람들은 굳이 힘들 만한 일을 벌이고 그걸 힘들게 완성하면서 공양을 한 걸까 싶더군요-이름에 들어간 물 수(水)자처럼 곳곳에 물이 참 많았습니다.

들어가는 입구가 눈이 부실만큼 붉은 색이 주조를 이루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자연과 참 잘 어우러져 있어서 어디를 찍어도 모두 그림엽서처럼 예쁘게 나오는 곳었습니다.

구경하다 보면 폭포처럼 물이 떨어지는 곳이 있는데(아래 사진에서 가장 마지막 줄 왼쪽) 그곳에서 물을 국자로 받아 마시면 장수, 건강, 학문의 이치를 깨닫는다는데 그걸 깨닫기 위해서도 돈이 들더군요…; 돈 내고 그 물 마시기는 좀 그래서 그냥 구경만 하고 말았네요.


청수사 올라가는 길

이 청수사 올라가는 길은 좁은 골목이 빼곡하게 기념품 가게들입니다. 여기에서 파는 기념품들은 모두 ‘일본 갔다 왔다’는 기념으로 보관하기에 좋은 것들만 모여있는데 차, 인형, 직접 그 자리에서 찍어내는 손수건이라든지 핸드폰 줄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아기자기했습니다. 사실 청수사 관람보다 이 거리 구경이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
하루 안에 많은 곳을 봐야 하다보니 구경할 시간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었는데 이 거리를 좀더 세세히 보지 못한 건 약간 아쉬웠습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있으면 꼭 한번 제대로 둘러보고 싶네요.

기념품 가격은 그렇게 비싸진 않은 편이고 어떤 것들은 집집마다 약간씩 가격 차이도 있더군요. 한바퀴 쭈욱 돌면서 구경하고 그 다음 다시 한바퀴 돌면서 사고 싶은 걸 사면 좋을 것 같네요.

자신들의 문화로 이 정도로 다양하고 지갑을 열게 만드는 기념품을 만들어두는 그네들의 상업성이 좀 부럽기도 했습니다. 인사동 거리보다는 확실히 손이 가는 것들이 많았으니까요.

아래는 거리에서 찍은 이런저런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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