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스포츠 장르에서 가장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테마는 역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마치 학교 때 좋아했던 농구부 오빠여학교라 그런 거 없었다만들을 그 오빠들 엄마 나이가 돼서(송태섭 엄마가 나보다 어릴 수도 있다…😑) 다시 만나는 기분이라 묘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작품이 너무 좋았다. ㅠ.ㅠ

분명히 만화책으로 본 내용이고 결과를 아는데도 점수가 벌어지고 따라잡힐 때마다 나도 모르게 긴장을 놓을 수가 없더라. 아마 다시 봐도 또 똑같이 두근거릴 것 같다.

추가된 송태섭의 설정은 별로 이질감 없이 메인 스토리에 잘 녹아들어 있었고,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며 만화책 책장을 넘기던 그들보다 어린 나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집에서 봤더라면 미처 알 수 없었을, 코트 위의 농구화들이 움직이는 생생한 소리들을 마음껏 즐겼고 경기 연출도 애니메이션다운 매력이 넘쳤다.

과거에 슬램덩크 좋아했는데 볼까말까 하는 사람에게는 적극 추천.

+이제 와서 다시 보니 산왕전은 작가가 ‘연재를 끝내겠다’ 작정하고 이를 갈고 만든 경기 내용 같았다. -_- 작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갈아넣었고 더 나올 이야기가 없다고 편집부에 외치는 듯했는데, 뭐, 당시 소년 점프 연재 시스템에 대해서는 책으로도 한 권이 나올 정도니…

+근데 정말 이제 와서 다시 보니 북산에 후보 선수군이 너무 약한 거 아닌감. -_-; (누구 하나 쓰러져도 뛸 사람이 없어..;)

+내 최애는 안경 선배. 그래서 원작에서도 안경 선배가 마지막에 결정적으로 역전하는 그 장면을 가장 좋아하는데(꾸준히 노력한 사람이 마지막에 터뜨리는 한방, 이런 서사에 약함) 이번 극장판에서는 비중이 적어서 아쉽.ㅠ.ㅠ

10 responses

  1. Tom

    내 또래 중에 슬램덩크 만화책을 본 적이 없다 – 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한데, 암튼 그게 나일세. 애니는 본적이 있지만 만화책은 인연이 없더라고. 한 두권 본 적은 있겠지만….

    서로 오타쿠라고 놀리던 그 세대가 이젠 사회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나 기성세대의 연령대로 들어서면서 위화감이 느껴질 때가 많은 거지.

    그러고보니 난 내 아들이 강백호 같은 놈이 나오면 어떻게 하나 – 기대 조금, 걱정 왕창 같은 걸 해 본 적은 있네.

    다행히도(?) 강백호 그자체는 아닌데, 또 그 또래 소년은 누구나 강백호 하나 쯤은 품고 있단 말이지. ㅋ

    이젠 지가 덩치 더 크다고 슬슬 눙침. 어떤 느낌이나면 (안선생 보다는) 농구화 가게 아저씨가 된 듯한 느낌.
    강백호랑 덩치는 비슷해.

    1. Ritz

      토몽 세대면 안 본 사람도 좀 있지 않을까요. 우리 때 만화는 중고등학교 때 많이 봤잖아요. ( ”) 슬램덩크는 저 중고등학교 때 한창이었던 작품이라.

      어쨌거나 슬램덩크를 아직 안 봤다니! 내용을 모르고 지금부터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컨텐츠가 남아있다니 부럽기도? ^^; 영화는 원작에서 완전 엑기스였던 산왕전 이야기라 경기만으로도 재미있었어요. 아들이랑 함께 가서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강백호는 지금 와서 보면 그 나이 남자애들이 많이들 갖고 있는 면을 확대한 캐릭터 아니었나 싶어요. 안그래도 혜린이한테 보러 가자고 했더니 ‘학교에서도 지겹게 본 남자애들을 또 보러 가고싶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
      아저씨 키가 작은 편이 아닌데 더 크다니 대체 키가 몇;;; 역시 키는 유전자여…ㅠ.ㅠ

      1. Tom

        내가 그거 안 봤다니까, 모자가 동시에 나를 무시했었음. (‘자’는 무려 학교 도서실에서 그걸 봤다고…)

        내용은 대충 알긴 함. SBS에서 방영할 때 그거 다 녹화해서 당시 여친에게 배달했었거든.

        학교에서 지겹게 보는 애들이 농구를 NBA 수준으로 하는 건 못봤잖…
        키와 덩치는 강백호 사이즈. 농구 클럽에 한참 다녔었는데 덩크는 못한다더라고.

        1. Ritz

          나는 어제 영화 보면서 산왕전 만화책으로 안 보고 영화 보는 사람이 제일 부럽더라고요. ㅋㅋ 

          우리집 딸은 그냥 남자애들이 지겨운 듯. 얘네 학교가 남녀 비율이 2:1이었거든요. 차라리 분반을 하든지, 남자 20명에 여자 10명으로 3년 생활하니 애가 완전 남성혐오에 걸림. -_- 

          1. Tom

            그 비율은 엄청 심각한 거잖아. 단지 그게 비율의 문제는 아닐 거라 생각하지만서도….
            사내 놈들이 그냥 강백호 스타일의 똘짓을 하면 다행(?)인데, 심상찮은 사례들을 종종 접하는지라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이야기로군. ㅠㅠ

            1. Ritz

              그 심상찮은 사례를 너무 많이 봤지요. -_- 요즘 똘짓에 비하면 강백호는 차라리 귀엽지 않을까요.

  2. 룬그리져

    저 저놈들은 늙지도 않고!!!

    1. Ritz

      또 나만 나이 먹고….ㅜ.ㅜ

  3. Eiri

    돌아다니다보니 그땐 오빠들이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내가 이모뻘이 되어있더라- 라는 트윗이 많았네요… 이게 벌써 30년전 작품이라니..

    1. Ritz

      그러게요. 내 딸이 강백호 나이가 됐는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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