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2006년부터 3년동안 
치쿠마 쇼보의 PR지 치쿠마의 표지를 그렸다.
그렸다고 해야할지, 아무튼 그 무렵 그린 작품이 표지가 되었다.
때로는 마음에 드는 그림이 없어 그전 것을 사용하기도 했다.

표지 뒤에 글도 썼다.
어쭙잖은 시 같은 꼴을 하고 있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당시 내 마음의 풍경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
몹시 부끄럽다.

그런 글 중에서 부끄러움이 좀 덜한 것을 고르고,
당시의 일기에서도 몇편을 골라 3년 치 표지 36장에, 마무리하기 좋다는 이유로
12장의 그림을 더한 것이 이 책 ‘나라 48 걸스’다.

라는 게 책 뒤에 있는 작가의 설명.
그 말대로 텍스트들은 딱히 어떤 일관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작가가 다이어리에 맥락없이 끄적여봤을 거 같은 느낌의 글들이네요. 자신의 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부끄럽다고 한 심정은 알 듯도..; 어쨌든 읽다보면 차분하게 계속 책장이 넘어갑니다. 문득 이런 식으로 ‘떠다니는 내 생각’들을 어딘가에 적어본 건 마지막으로 언제였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Photo 12. 10. 28. 오후 5 27 22
흔히 요시토모 나라, 라고 하면 떠오르는 그림들이 아닌 생소한 작품들이 많이 실려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화집에 작가의 코멘터리(작품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가 붙어있다고 생각하고 보면 될 듯.
볼 때마다 참 뭐라 말할 수 없이 우울하면서도 익살맞고, 그래서 묘하게 끌리는 그림들이에요.

이 책은 2006년부터 3년 동안 나라 요시토모가 한 출판사 홍보지의 표지로 사용한 작품들을 모은 것이다. 당시 표지 뒤에 직접 글도 썼는데, 이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세상과의 대화’ 보다는 ‘자신과의 대화’를 선호했던 나라 요시토모는 작품을 통해 내면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냈고, 이는 뜻밖에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겉모습은 연약한 소녀이지만 그 안에는 슬픔, 반항, 분노, 희망, 유머를 담고 있는 복잡한 존재이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발견하게 된다. 

나라 요시토모가 만들어 낸 48명의 소녀들과 이 소녀들이 내뱉는 혼잣말 같은 글은 함께 어우러져 재미를 더한다. 책 속에는 이미 익숙한 이미지도 있지만, 연필 드로잉이나 입체 작품, 그리고 종이봉투에 그린 그림 등 다양한 종류의 작품들이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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