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이런저런 미술 전시회가 열려도 혼자서는 참 선뜻 안 나서지는데 근래에는 같이 보러다니기 좋은 친구가 생겨서 보고싶었던 전시회도, 혹은 몰랐던 좋은 전시회도 챙겨 볼수 있게 되네요. 

Photo 13. 1. 31. 오후 1 47 01

하필이면 오늘이 미리 사뒀던 할인티켓의 기한이 끝나는 날이라 무려 여행갔다가 밤새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집에 짐을 던지고 예술의 전당까지 달려오신 난다님 덕에 미국 인상주의 특별전에 다녀왔습니다.(방학숙제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열혈의 관람이라니… ^^;)

미국의 인상주의는 남북전쟁이 끝나고 그림을 배우러 파리로 갔던 많은 미국 화가들이 돌아와서 유럽과 다른 미국의 자연환경을 자기 나름의 스타일로 그리면서 발전했다고 하네요.
고로 전시작의 대부분이 풍경화입니다.

그리는 대상이 완전히 다르니 유럽의 ‘인상주의’ 작품들이 어딘가 우아한 아가씨(?)같다면 미국의 인상주의는 젊은 청년(?)같더군요. 인디언이라든지 붉은 산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좀 있어서 전반적으로 펄떡거리며 생동하는 인상이에요.(대단히 미국스럽기도 하고)

유화로 그린 걸로는 보이지 않을만큼 맑은 유리같은 호수라든지 멀리서 언뜻 보면 정말 가운데에서 불이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의 화재 장면 등등, 인쇄물이나 웹상의 그림파일로 봤으면 ‘이발소 그림스럽다’ 싶었을 작품들도 실제로 보니 붓터치나 색감이 멋지더군요. : )

요즘 소위 말하는 힐링이 되는 전시회로는 추천할만했습니다. 
다만 풍경화만 보는 건 좀 지루할 수는 있을 것 같네요. ^^;(인물화는 정말 몇점이 안됐던 듯)

가이 칼턴 위긴스 Guy Carleton Wiggins / 월스트리트 트리니티 교회 Trinity Church, Wall Street
오늘의 개인적인 베스트는 이 작품.

ps. 전시된 작품 중에 제작기법이 ‘드라이 포인트’라고 되어있는 게 몇개 있었는데 이 ‘드라이 포인트’가 뭔지 도무지 생각이 안나는 겁니다. 미술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아슴아슴한데 대충 에칭과 묶여있었던 것도 같고 그렇다고 같은 놈은 아니었던 것 같고…
나중에 검색해보고서야 차이를 알았는데 이거 분명히 학교 때 묶어서 차이점까지 달달 외웠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미술을 글로 배워요. 글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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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responses

  1. Anonymous

    나두 이번에 예술의 전당 갔을때 요 전시회도 가보고싶다 생각했는데 수빈이랑은 함께 보기 어려울것 같고 다음에 바티칸이나 같이 볼까 하고 왔어.. 나두 지난번 고흐전 보며 생각했는데 미술응 말로 배웠다 ㅋ 죽어라 안외어져서 미술시간 싫었었는데 요즘 애들은 많이 접할수 있어 복받았다 하구 ..
    자기는 정말 좋은 동네 살아 문화생활도 손쉽게 접할수 있어서 좋다! 나두 수빈이 보내구 슝다녀오면 좋은데 시간이…

    1. Ritz

      안그래도 초등학교 정도 되는 남자애랑 좀더 어린 남자애를 데려온 엄마가 있었는데 애들은 좀 지루해하더라구요. 풍경화는 어찌 보면 좀 밋밋하잖아요. ^^; 요즘 방학기간이라 바티칸 전시회 쪽도 사람 많더라구요…;

  2. nanda

    이게 주입식 교육의 한계죠.둘다 드라이포인트가 뭔가 하는 순간 자동으로 에칭을 이야기해놓고 뭔지 모른다(…)

    1. Ritz

      그러게요. 뭔지도 모르면서 자동으로 에칭이 나오는…-_- 미술도 글로 배웠어요, 세대…;

  3. Cocoryco

    올리신 그림 넘 멋져요~^^*

    1. Ritz

      원화는 더 분위기 있어요. ^^ 역시 그림 파일은 뭔가 그 맛이 안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