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가을비도 추적추적 내려 나갈 곳도 마땅치않고 마침 반납해야할 책도 있어 린양과 도서관에 들렀다가 서가에서 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집었는데 과연 훌훌 읽어버린 책이었다. -_-;(린양이 책 읽는 옆에서 한시간 남짓만에 다 읽은 듯)

‘자신이 앓고 있는 질병의 치료법이 발견될 때까지 원한다면 냉동수면에 들어갈 수 있지만 그 기한은 최대 5년까지만’이라는 설정이라든지(게다가 그 질병 중에 암은 제외) 그 첫 대상자인 소년이 깨어난 후에 벌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들은 확실히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주인공 료코의 캐릭터나 기타 다른 주요 인물들이 전작들에 비해 매력이 없다. 
전체적인 틀은 기발하게 짰는데 거기에 붙여나간 이야기는 예전만 못하다는 게 전체적인 인상.
벌여놓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그걸 다 수습도 못하고 그냥 대충 봉합해버리는 듯한 엔딩이었다..; 

이 작가는 예전 작품들에서도 ‘강한 능력’의 한 인물이 작품을 끌고 나가는 편이었는데 이게 역시나 적절한 수위가 있어서 읽으면서 그 ‘강렬한 캐릭터성’에 매력을 느낄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오바하게 되면 나니와 몬스터의 히코네 같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가까운 캐릭터로 변질돼서 전체적인 이야기가 유치해진다는 걸 이번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_-;(말단직원인데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졌다 라는 건 참 오글거리는 설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가는 아무래도 이게 마음에 든 듯) 

제너럴루주, 나이팅게일의 침묵 시리즈와 같은 선상에 있는 세계관이라 앞 시리즈를 읽은 사람이라면 익숙한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해 반갑긴 했지만 결국 지난번 ‘나니와 몬스터’와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 전개라(이 작가가 이때부터 내 취향과 어긋나기 시작한 듯), 이 작가 작품을 굳이 읽는 건 아마도 이 책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세계 최초로 시도된 ‘콜드 슬립’ 증례 대상자가 깊이 잠들어 있는 미래 의학 연구 센터. ‘콜드 슬립’은 현재의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미래의 기술이 개발되기까지 지원자의 완전한 잠을 5년간 보장하는 의료 서비스이다.
안구에 생긴 망막아종을 5년 뒤 치료하기 위해 위험한 잠을 택한 소년 사사키 아쓰시.
사사키 아쓰시는 잠에서 깨어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심각한 위협을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은색의 관 속에서 깊은 잠에 빠져든다.

한편 동면하고 있는 동안 사사키를 돌보던 센터 직원 히비노 료코는 소년이 눈을 뜨게 되면 동면자의 인권에 대한 정부 원칙에 따라 인권 보호를 받지 못하고 단순한 실험 증례로 전락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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