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그 녀석, 지금 임신 중이야.”
코엔은 약 10초 정도 침묵하고 있다가,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 여자가 임신 같은 걸 할 줄은…. 의외인걸.”
“동감. 수탉이 알을 낳았다는 쪽이 차라리 진실미가 있지. 뭔가 착오가 아닐까 생각했었지만, 아무래도 진짜 맞나봐.”

언제부터인가, 사장님이 해외 출장을 가시는 날이면 꼭 전화가 온다. ‘뭐 재미있는 책이 없나, 김대리~‘(난 이 전화 무지 부담스럽다). 대체 ‘사장님‘이 재미있을 작품은 무엇이더란 말이냐! 지난번에 권했던 부기팝은 어려우셨단다. -_-; 델피니아나 풀 메탈은 재미있게 보셨다니 그러면 안전하게 스칼렛 위저드 1권을 드렸는데 다행하게도 오늘 오셔서는 ‘자신의 취향‘이라고 하시기에 한숨 돌렸다(하지만 매달 신간이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갖다 드리는데 그 책들은 아무래도 사장님 댁으로 직행하는 듯?).
역시 카야타 스나코의 작품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도 먹히는 편인 듯하다.

내용면에서 보자면, 속도가 빠르다 빠르다 했지만, 1권에서 해적을 덮쳤던 여왕님은 2권에서는 심지어 회임을 하신다. -_-;; 번역자분이 말했던 ‘수태고지‘도 충분히 기절스러웠다. 또, 새로 등장하는 진저 브레드(이름도 참…)라는 캐릭터도 꽤 마음에 들었다.
진저말고도 의외로 ‘순진‘한 알렉산더라든지 목소리만 크고 의외로 귀여운(?) 코엔 박사 등 새로 등장한 인물들이 꽤 되는데, 이 중에서 취향에 맞는 사람도 많아 읽으면서 읽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여전히 정신없는 속도로 질주하는 2권. 아직 메인이 되는 사건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뭔가 있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는 점에서 대단하다.

그러나 2권에서 마음에 안들었던 점이라면 강한 여자 캐릭터의 맹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 몸 막굴리기‘였다. ‘내 애는 이 정도에서 유산될 애가 아냐‘라는 식의 근거없는 자신감은 보고 있자면 씁쓸하기까지 하다(뱃속의 아이에게 자기 식으로 기준을 정하고 그걸 강요하지 말란 말이다) . 과격한 건 좋지만 그게 지나치면 ‘오버‘다.

3 responses

  1. 리츠코

    저희 책은 아무래도 글로 ‘비주얼‘을 표현하는 면이 있다보니.. ^^; 이 책이 아니더라도 전반적으로 진행이 빠른 편이지요. 이 작가가 그 중에서도 가장 속도감 있는 사람이에요. ^^

  2. Sopp

    이 소설은 내용전개가 빨라서 마치 만화책을 보고있는 느낌이네요.

  3. Tom

    내가 재미있게 읽은 걸 보면, 확실히 ‘일반적 취향‘이긴 한갑당. 1권에서도 언뜻언뜻 여왕님을 띄우느라 오버기가 보였는데, 2권에서도 해결되진 않았나보군. 뭐,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야만 먹히는 면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만 더 쿨~ 하고 나이스하게 나갔다면 여왕님이 더 멋졌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