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지난번 무하전 때 얼리버드 티켓을 끊어놨다가 기한 내에 못가서 결국 지현님께 양도한 일이 있어서 이번에 얼리버드 티켓예매가 뜬 걸 보고  고민하다가 기한이 9월 2일~10월 15일까지이길래 대충 추석 연휴에는 갈 수 있겠지 싶어 예매를 했는데 그러고 어느새 15일이 코앞. 어영부영 하다가는 연휴도 다 지나가고 또 시간에 쫓길 거 같아 오늘은 집을 나섰다. 가는 길이 한가하길래 사람 좀 적으려나 했는데 의외로 시작 시간에 맞춰 온 사람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무민이 이렇게 인기가 좋았던가.(…)

무민 팬시들이 예뻐서 좋아라하긴 하지만 제대로 작품을 보지는 않아서 캐릭터 중에 아는 건 무민과 스너프킨 스노크메이든(얘도 예전에 알라딘에서 사은품으로 인형 줄 때 이름 처음 알았다…), 미이 정도여서 내가 ‘무민이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 무려 무민 아빠라고 캐릭터가 따로 있다는 걸 전시회 보면서 처음 알았다(!) 린양은 지난번 후쿠오카 무민 카페에서 꽤 꼼꼼하게 봤었던지 나보다 오히려 캐릭터 이름을 많이 알고 있어 의외.

사실 원화전은 아주 재미있게 본 기억이 별로 없어서 크게 기대 안했는데 작가가 삽화로 썼던 원화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사이즈가 많이 작고(보통 내가 본 삽화 작업들은 크게 그린 다음 작게 축소해서 싣는 경우가 많아서) 펜선이 엄청나게 섬세한 데다가 똑 떨어지게 깔끔해서 하나하나 꼼꼼히 보는 맛이 있었다.(생각해보니 이 때는 그림을 축소할 수 없어 1:1 비율로 작업한 걸까 싶기도 하네. 아니면 줄였을 때 펜선이 상하는 게 싫어서일 수도 있고)

각 원화들 옆에 해당 작품 설명도 잘 되어 있어서 무민에 대해 읽지 않은 사람도 그림을 감상하는 데에 어렵지 않도록 잘 꾸며놓은 전시회였다. 보고 나오니 오히려 전시회에 나왔던 책 몇 권 찾아보고 싶어졌는데 도서관에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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