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이것은 ‘아빠가 가르치는 수학’에 대한 이야기.

혜린이의 수학 학원을 중단시키고 직접 가르친지 벌써 3년이 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 가을 부터 3년간 거의 매일 함께 공부를 했고 지금은 중학교 2학년 수학 과정에 막 들어가는 참이다.

많은 일이 있었다. 기쁨의 순간도, 좌절의 순간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1) 그동안의 회고 겸, (2) 요즘 너무 장문의 글을 안 썼더니 머리가 굳는 것 같아서 (3) 초등 고학년 아이의 수학 공부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 이 경험담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쓴다.

1. 왜 시작했나.

3학년의 혜린이는 대치동 근처의 5~6명 그룹의 수학 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보니 숙제를 앞에 놓고 아무 말 없이 문제를 보고만 있는 것 아닌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너무 힘들다고 탄원을 해 왔다. 그런데 문제를 보니 실제로 3학년이 손대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급하게 파악해 본 초등 수학 학원의 패턴은 대강 이랬다. 2~3시간 수강을 일주일에 2번, 그리고 약 2~3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숙제. 곧 4가지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1) 긴 시간, 비효율적인 학습
초등학생이 수학 공부를 3시간 할 수 있을까? 대학생 90분 강의도 만만치 않은데. 3시간 중 상당 시간은 집중을 못 할 거고 그냥 앉아 있는 시간도 무시 못하게 길 것이다. 무의미하게 체력만 소모할 수 있다.

(2) 원리에 대한 이해보다는 풀이의 효율을 우선
초등학교 쉬는 시간은 수학 학원 숙제로 분주하다고 한다. 아이들이 수학만 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모자랄 테니까. 많은 문제를 짧은 시간 안에 많이 풀려면 어쩔 수 없이 ‘대강 이런 문제는 이런 형식으로 풀더라’ 하는 지름길을 쓰게 되고 이게 버릇이 되면 중학교 수학 때 흔들리고 고등학교 수학에서 망한다.

(3) 지나치게 높은 난이도의 문제가 충분한 학습 없이 나온다.
선행 학원이라고 모든 영역을 선행하지 않는다. 특정 파트의 다음 단계, 다다음 단계를 끌어와서 모아 놓는 형태라서 3학년이 6학년 문제를 푸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챕터라고 생각하면 건너뛰는 느낌도 있다. 학원 숙제의 10문제 중 1~2 문제는 ‘니가 얼마나 먼저 달리고 있는지 알아볼까?’ 하는 의도가 느껴질 정도로 레벨이 높았다.

(4) 낙오자보다 우수자 중심
학원에서 가르치는 시간도, 아이가 집중해서 흡수할 수 있는 시간도 한계가 있다. 다소 압박이 될 정도로 진도를 빠르게 뽑아 놓은 뒤, 따라오는 아이들은 올리고 (다른 형태로 선행을 한 아이들은 따라갈 듯…) 안 되는 아이들은 몇 번 따로 가르쳐 주다가 결국 방치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건 그룹 형태 학원에서 더 심할 것 같은데, 보통 학원에 이런 걸 기대하고 보내지는 않지 않나?

위 문제들 때문에 내가 직접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수학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전문성은 떨어지겠지만 옆에서 계속 추이를 보면서 레벨을 조정하는 것은 매일 매일 관찰하는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 아빠와 함께하는 수학, 그 목표는?

– 100점 맞을 필요는 없다. 단 뒤처지면 안 된다는 원칙을 잡았다.
수학은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학습의 고통이 계속 누적된다. 나도 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걸 아이가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 수학을 싫어하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위 학원의 예를 볼 때 아이가 수학을 싫어하게 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래서 나도 다급해진(?) 감이 있다. 수학 같은 범용 학문은 담을 쌓으면 두고두고 피곤하다. 앞으로도 ‘수학 공부는 그래도 할만 해’ 의 감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대신 너무 많은 연산 반복이나 경시대회 준비 같은 건 아예 생각을 안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 무리하게 시간을 많이 빼앗지 않는다.
수학 외에도 다른 일이 많다 보니 수학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무엇이든 무리하면 오래 못 가니까.

3.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 몰아서 하지 않고 매일 매일 한다.
이것은 처음부터 고려했던 사항이었다. 2~3시간씩 연속으로 하는 건 피하고 매일매일 30~40분씩 시간을 잡았다. 이것은 아이의 체력을 위한 안배이기도 하고, 공부한 내용이 뇌에 단기기억보다 장기기억으로 남는 것을 의도하기도 했다. 4에서 이어짐.

– 집중의 딜레마
공부 시키다 보면 ‘집중해’ 란 말 많이 하게 된다. 아이 보통 집중 안 하니까. 이 상황에 뚜껑 열리는 부모님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집중하라는 말은 꽤 모호한 명령이다. 언제까지 집중을 유지하라는 건가? 아이에게 장시간 집중은 당연히 무리다. 당장 나도 하기 싫은 일을 하려면 그렇게 길게는 집중을 못 할 것 같다. 이런 저런 고민을 거듭한 결과 ’20분은 집중해’ 로 메시지를 정리했다. 그 이후 아이와의 공부는 늘 타이머가 함께하게 된다.

– 아이들은 실수를 반복한다.
‘왜 같은 실수를 또 하니?’ 뚜껑 열리는 상황 2다. 여기에 ‘집중 안하니?’ 로 상황 1을 추가해서 아이를 잡기 좋다. 이 부분은 어른이 인식을 바로 잡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원래 실수를 반복한다. 그걸 인정하고, 언젠가는 되겠지 하고 편하게 마음 먹기로 했다.

– 복습은 혼자, 예습은 함께
사실 뭐든 혼자 할 수 있다면 혼자 하는 게 좋지만 예습은 효율을 위해서 꼭 같이 한다. 잘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거나, 잘못 이해하거나 하면 오히려 나중에 바로잡기가 더 힘들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예습을 혼자하면 많이 놓친다. 이 부분은 7에서 다시 언급.

– 적당한 선행이 필요한 이유
특정 단원의 어려운 문제는 보통 다음 학기나 1년 뒤의 교과 과정을 이해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많다. 무리해서 그 문제를 이해시키기 보다 어느 정도는 속도를 내서 뒷 부분을 보는 게 더 효과가 좋았다. 그런 문제가 시험에 안 나오면 사실 선행할 필요가 없는데,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현재 상황에 적응은 해야 하니까. 지금까지 지나고 보니 1년 정도 선행이 제일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4. 처음 선택한 공부 방식

3에서 언급한 이유로 채택한 공부 방식이다.

– 문제집은 두 권으로, 매일 한 페이지씩
(A) 개념, 유형 (B) 응용, 심화 두 타입을 고른다. 보통 한 학기에 6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챕터를 20단위 정도로 쪼갠다. 그러면 매일 한 페이지 정도 분량이 나온다. 매일 매일 (A) 한 페이지, (B) 한 페이지를 풀게 한다. 단 (A)가 한 단원을 먼저 앞서 간다. 즉 개념이 끝나면 응용 문제에 들어가면서 다음 개념을 함께 진행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한 단원의 내용을 40일 동안 반복해서 보게 된다. 공부를 오랫동안 기억하는 요령(= 뇌의 장기 기억소를 활용하는 방법)은 ‘시간 간격을 둔 반복’이다. 실제로 이런 형태로 하면서 배운 기억이 오래 갔고 나중에 다시 보면 돌아오는 효율도 좋았다. 이건 사실 수학만의 요령은 아니고 모든 공부에 효과가 있다. 실제로 난관이었던 4,5 학년 사회에 아주 잘 써먹었다.

– 20분 집중, 5분 휴식 반복
너도 초등학교 고학년이니 이 정도는 해야지, 그래, 20분은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그 시간 동안은 한눈 파는 것에 주의를 주었다.

이렇게 아이와의 수학 공부가 시작되었다.

5. 그리고 문제 발생

– 어려운 부분에 걸리니 한없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쉽게 쉽게 해치운 부분도 많았지만 조금 난이도가 올라간다 싶으면 한없이 하루 분량을 붙잡고 있는 부분도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는 쉽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무난하게 지나간 곳이 있는 반면 ‘이건 쉽다’라고 생각했는데 늪에 빠진 적도 있었다. 전혀 예상이 불가능했고, 이건 아이들마다 다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은 분명히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1시간을 넘으려고 하면 그날 공부는 종료하는 형태로 정리했다.

– 멍때림
근데… 이 아이가 (…) 시간은 자신의 편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아둥바둥 열심히 푸는 것보다 적당한 속도로 딴생각도 하며서 시간을 쓰는 게 가장 효율적인 전략인 것을 눈치챈 것이다. 이 부분은 복합적인 처방이 필요했다. 7에서 언급.

– 피곤한 날은 졸려서 진행 불가능
딱히 학원이 아니더라도 집에 7~8시가 넘어서 들어오는 일정도 많았다. 그런 날에 붙잡고 앉아서 수학을 하려고 하니, 멍때림과는 다른 형태의 무언가, 그래… 절전 모드로 들어가서 CPU가 전혀 돌지 않았다. 그리고 5분 휴식 때 잠들고… 일어나지 않았다.
이것도 꽤 어려운 문제였는데 결국은 적절한 가면 시간을 찾아내면서 마무리되었다. 아이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혜린이는 15~20분 가면으로 신체 리듬이 돌아온다. 결국 반복하면서 알아낼 수 밖에 없다.

– 많이 틀린 날은 운다.
예습 때는 많이 틀려도 된다고 누누히 말했지만 아이 마음은 또 다르다. 4~5개 연속으로 틀리기 시작하면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이것도 참 난감… 결국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어차피 내가 정하면 되는 거니 틀림 마크를 살짝 바꾸는 것으로 어이없게 해결되었다. 7에서 언급.

– 하나도 모르겠어!
빡치는 상황 3. 잘 모르겠다고 해서 어딜 모르겠니 라고 물으면 이게 돌아올 때가 있다. 아니, 하나도 모르진 않겠지.
개념 유형 문제집도 레벨이 있다. 혜린이의 경우 중급이었는데 이 경우 하급 유형 문제집으로 살짝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연산 경험의 부족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다시 작은 성공 경험을 차곡 차곡 쌓은 뒤 원래 문제집으로 금의환향하자.

– 때로는 진득하게 고민하는 문제도 필요.
매일매일 하다 보니 늘 일정 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최상급 문제는 사실 어른도 오랜만에 보면 만만치 않은 문제가 많다. 짧은 시간 안에 푸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니라, 하루 종일 앉으나 서나 계속 고민해서 결국 풀어내는 경험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6학년 와서 시작한 거지만, 하루 한문제 정도 어려운 문제의 사진을 메신저로 전달해 주고 틈날 때마다 생각해 보게끔 하고 밤에 풀이를 했다.

6. 아빠의 마음 가짐.

– 애 가르치다 보면 화 안 나요?
별로 화를 밖으로 표현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어떤 지점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지 (폭발하고 싶은지) 알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아이가 잘 하는가 보다는 과정을 충실하게 수행했나로 관점을 바꾸었다. 업계 용어로 하면 PD가 아니라 PM의 역할에 가깝다. 많이 틀려도, 반복해서 틀려도, 버겨워 하면 일정을 조정해 가면서 꾸준히 일이 조금씩 진행되게 하는 편이다. 잘 안 되면 다음날 다시 하면 된다. 결국 그렇게 닷새가 걸린 문제도 있다. 중요한 건 언젠가는 된다는 것이다.

아이 관점에서 ‘수학을 틀려도 가르치는 사람이 화를 내지 않는다’ 는 사실 매우 중요하다. 반드시 맞춰야 한다는 강박이 있으면 좀처럼 유연한 시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도 과감하게 들이댈 수 있게끔 지켜봐 줘야 한다.

– 응용 문제 풀 때 중간에 개입하지 말 것.
애가 문제 풀이로 고민하고 있을 때 절대 개입하면 안 된다. 자신이 이 문제를 풀지 못함을 선언하면 그 때 들어가야 한다.
개입을 습관적으로 하게 되면 아이가 풀이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문제가 계속 늘어나게 된다. 쉬워보이는 데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도 가끔 방심하면 훈수가 나온다.

써 놓고 보니 둘 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1번보다 2번이 더 힘들었다.

7. 현재 채택한 방식

1~6의 집대성이자 결론이다.

– 각 문제 별 4분 타이머 제도
중학교 수학을 공부하면서 시작한 제도다. 단순 연산이 아닌 응용 문제를 푸는 경우 각 문제 당 4분의 타이머가 돌아간다.
문제에 대한 훈수는 절대 두지 않는다. 아이가 질문해도 대답해주지 않는다. 4분이 경과하면 추가로 2분의 시간을 더 쓸지, 아니면 이 문제를 못 풀겠다는 항복 선언을 할지 선택하게 한다. 후자라면 그 문제 번호에 R 이라고 쓴다. 이 마크는 다음날 다시 풀어야 한다는 표식이다.
처음에는 아이가 4분 타이머가 너무 부담된다고 크레임을 걸었으나 ‘니 인생에 시간 제한 없이 수학 문제 풀 일은 거의 없어’ 라는 내 대답에 납득했다. 위에서 두고두고 고생했던 멍때림, 절전 모드를 무력화한 최고의 룰이다.

– 한번 오답을 낸다 해도 계속 시간을 준다. 정답을 내고 정확한 설명이 가능하면 맞는 것으로 채점한다.
물론 설명을 스스로 못 한다면 R인데, 위와 같은 룰이 생긴 이유가 있다. 틀리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는 정답을 못 낼 것 같다는 감이 온 순간 사기가 뚝 떨어지고 문제 푸는 속도도 저하된다. 이게 버릇이 되면 어려운 문제는 빨리 포기하고 해답을 바로 보는 버릇이 생기는데, 이건 정말 피해야 한다. 연산이 좀 느슨해질 수 있는 리스크는 있지만 그것도 복습 이야기고, 예습은 좀 상황이 다르다. 처음 보는 난해한 문제라도 과감하게 들이대고 비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더 바람직하다.
예습의 오답은 실패가 아니다. 사기 진작을 위해서 이정도는 해 줄 수 있지.

– R 판정이 난 이후
복잡한 문제는 보통 단순한 문제 2~3개가 결합된 형태가 많다. 해당 챕터의 내용만 결합했다면 상급~최상급, 다른 챕터 내용도 있다면 경시대회 문제가 된다.
쉬운 문제 하나 하나를 징검다리로 표현하자면, 순서대로 징검다리를 하나씩 놔 주고(힌트를 주고) 강 저편으로 넘어갈 수 있는지 살핀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설명 했다고 끝난 건 아니고, 이 문제는 내일 다시 풀어야 한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풀 때까지 매일 매일 계속 한다. 그래야 R 마크가 사라진다.
이 룰로 가르치는 사람 마음에 좀 여유가 생겼다. 뭐 언젠가는 풀 거니까…
틀림 마크가 R이 된 거고 (…) 아이도 이 R마크를 안 좋아하긴 했는데, ‘너 나중에 시험 공부할 때 이 R 문제 중심으로 보면 돼’ 라고 하니 좀 덜 기피하게 되었다.

– 아이가 부모를 가르치게 한다.
위에 나열한 내용이 모두 문제 풀이 중심의 교육이라 개념이 약할 수 밖에 없는데, 이 부분은 혜린이가 직접 개념을 나에게 가르치게 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문제풀이를 위한 개념 공부는 대강 보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남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하면 또 이게 말이 달라진다. 얼버무리는 내용은 ‘이해가 잘 안돼요. 더 자세히 알려줘요’ 도 하고 약간의 보복 조치로 ‘하나도 모르겠어요’ 도 끼얹어 봤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직접 당한 이후로는 그 말은 안 하는 것 같기도 하다.

– 문제를 푼 다음은 설명을 시킬 것.
단순 연산 문제가 아니라면 문제를 푼 뒤 설명을 부탁하자. 틀린 것을 고르는 문제는 어떻게 하면 맞게 되는지도 들어보자. 특정 공식을 언급하면 가끔씩 그 공식이 왜 성립하는지 증명을 해 달라고 해 보자. 실제로 이해하고 있는지, 아니면 답을 꺼내는 작업만 한 건지 이 과정에서 파악할 수 있다. 아이가 스스로 설명하면서 반복 학습이 되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시켜 보면 ‘이건 이렇고 이래서 이거야’ 라고 추상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소수, 합성수, 정수, 엇각, 외각 등 용어를 정확하게 쓰도록 교정해 주자. 용어를 피해서 설명하는 버릇도 옆길로 새고 있다는 증거다.

– 공부 시간은 10분 공부 – 5분 휴식 – 20분 공부 – 5분 휴식 – 20분 공부 패턴
최초 공부 시간은 10분으로 정착되었다. 매일 매일 아이 컨디션이 다른데 가끔은 갑작스레 20분 집중을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도 많았다. 그렇지만 10분 집중은 언제든지 할만하다고 느낄 만한 시간으로 상호 합의가 된 듯 하다. 10분으로 머리를 예열하고 5분 휴식한 뒤 중간 20분이 가장 황금 시간대다. 이 시점에 다소 어려운 문제를 좀 넣어 둔다.


맺으며

이상이 지난 3년간 좌충우돌하면서 있었던 일들이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내 아이는 경시대회에 나갈 레벨이 아니고 늘 100점을 받는 실력도 아니다. 그렇지만 최대한 부담이 없게 수학을 즐길 수 있게끔 많은 고민을 했고, 아이도 수학 공부는 별 부담 없이 매일 할 만한 의식(?)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후 혜린이가 나이가 들어서 수학 공부를 좋은 추억으로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보시는 학부모님들도 모두 화이팅.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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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sponse

  1. Ritz

    옆사람이 오랜만에 긴 시간 숙고해서 쓴 글이라 내 블로그에 백업.(페이스북은 나중에 글 찾아보기가 너무 어려워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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