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혜린이가 뭔 바람이 불었는지 자기 방 서랍장 위에 잔뜩 올라와있던 이런저런 것들을 정리했는데 3단 서랍장이라 속옷/상의/하의 넣으면 끝이라 자잘한 것들을 수납할 곳이 없어서 딴에는 열심히 정리를 했음에도 위에 올라온 것들이 그리 줄어든 티가 안 나는 게 아쉬웠다. 서랍이 딱 한 단만 더 있으면 좋겠다 싶어 검색에 들어갔는데.
서랍장 위를 화장대 대신 쓰고 있어서 5단은 높이가 너무 높고 이제 혜린이 키가 어느 정도 되니 4단이면 적당할 것 같은데 이번에 알게 된 게, 의외로 서랍장은 4단이 잘 없다.
굳이 찾자면 아예 없진 않은데 어느 정도 메이저 브랜드에서는 3, 5단이 메인. 그나마 나온 4단은 드레스룸용인지 상판은 유리로 된, 맨윗서랍에는 진열용 파티션이 강제로 들어가 있는 구조라 애매해서 이래저래 찾아봐도 내가 원하는 색상과 디자인은 전멸.
결국 제일 만만한 이케아를 검색하니 딱 내가 원했던 사이즈의 물건이 있긴 한데 배달을 시키려니 배송료가 살벌하다…
…고 옆사람에게 이야기했더니 상품 위치 미리 검색해두고 오픈 시간에 맞춰 후딱 가서 물건만 딱 싣고 오는 걸로 하자길래, 월요일에는 1년만에 제일 먼 곳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케아 갔던 중 가장 최단 시간으로(한 20분이나 있었나) 무슨 야반도주 짐 실어내듯 물건은 트렁크에 던져넣고 매장을 탈출했다. 신상품도 많이 나왔던데 오픈 시간인데도 같이 입장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욕심내서 둘러볼 엄두도 안 나더란…
이제 어지간해서는 싣고 와서 조립하는 건 안 하고 싶은데(뭐 조립하는 거 싫어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여차하면 골병든다 ) 패키지는 또 어찌나 무겁던지.
결국 프레임은 옆사람이, 서랍은 내가 조립하면서 어찌저찌 완성.
일본 살 때 이것보다 저렴한 이케아 3단 서랍장을 조립한 적이 있는데 그 모델은 정말 나무판에 레일만 붙여 서랍을 만드는 수준이었다면(그러고 한국으로 국제이사 한번 하니 거의 분해됐음) 이번에 산 건 그때보다 비싸더니 서랍 바닥을 지탱하는 철제 프레임까지 있어서 놀랐다. 그만큼 조립하는 데에 시간도 더 들었지만.
서랍장 조립만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원래 쓰던 서랍장 (옆사람이) 쓰레기장에 내놓고 뒷정리까지 마치니 오랜만에 과하게 몸을 썼지만 내내 고민하던 혜린이 방 수납을 해결해서 홀가분하다.(내가 꿈쩍거리며 정리하고 다시 채우고 하는 건 역시 옆에서 부지런히 착착 버려주고 질러주는 옆사람 공이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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