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도톤보리, 호젠지-카이유칸-유니버셜 스튜디오 저팬-오사카 성
지난번 여행에서 보니 숙소였던 하얏트에서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가는 페리를 타는 곳까지 무료로 호텔 셔틀을 운영하고 있는지라 유니버셜 쪽을 메인으로 잡을 경우에 이동이 꽤 편리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도 같은 곳으로 잡았더랬습니다.
비수기라 사람이 좀 적을 것 같진 하지만 그래도 일단 일찍 움직이자 싶어 오픈 시간에 맞춰 출발했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한참 방학인 8월이었던지라 오픈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사람들 줄이 꽤 길었는데 이번에는 역시 사람이 훨씬 적더군요.
내부는 장식은 이미 완전히 할로윈 분위기.
이 안에 들어와 있으면 마치 미국 어느 거리를 걷는 기분입니다. 바깥 세상과 완전히 분리된 곳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달까요.
사람이 적어서 이 날은 정말 탈 만한 어트랙션은 대부분 다 타보고 온 것 같네요. 성수기의 경우 인기 코너는 대기 시간이 1시간도 훌쩍 넘곤 했는데 이번에는 오래 걸려도 50분 이내에 탈 수 있었습니다.
이 날 탔던 것들은..
→어메이징 어드벤쳐 오브 스파이더맨 더 라이드 : 3D 안경을 끼고 코믹스판 스파이더맨과 함께 악당들이 마구 설치는 난장판 한 가운데를 헤치고 나갑니다.
타고 있는 관람차는 빌딩에서 마구 떨어졌다 튕겨 오르고 악당들이 뻗는 기계손이 코앞까지 마구 다가오기도 하고 차가운 물이 튀기도 하는 등 타는 내내 정신 없죠. 이걸 타고 나면 뒤쪽에 타는 것들이 좀 약해 보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백 투더 퓨처 더 라이드 : 영화 백 투더 퓨처의 박사가 만든 타임머신 자동차를 주인공 마티의 형이 훔쳐 타고 달아나자 그 뒤를 쫓아가서 붙잡아 온다는 설정입니다. 차를 타고 있으면 앞쪽의 스크린이 온통 화면으로 바뀌면서 미래에서 과거를 마구 질주하다가 결국 마티의 형을 붙잡아오면서 끝나지요.
→백드래프트 : 국내에서는 ‘분노의 역류’로 알려졌던 영화를 메인으로 하는 곳으로 분노의 역류 촬영 당시의 이야기나 당시 불길 촬영을 어떻게 했는지 당시 감독과 배우들을 찾아가 인터뷰한 자료 화면들과 함께 보여주는 곳입니다.
처음에는 보면서 ‘좀 밋밋한 곳이네’ 생각했는데 막판에 가니 반전처럼 쾅 하고 터지는 게 멋지더군요.
→터미네이터 2 : 3D 어트랙션이라기보다는 3D 영화 상영관에 더 가까운데 관람객은 사이버다인사의 새 기술 프레젠테이션을 받기 위해 참석하고 거기에 사라 코너와 존 코너가 짠 하고 침투(?)한다는 구성입니다. 실제로 갑자기 무대 위에 분장한 외국인 배우들이 뛰쳐올라오지요.
일부러 조명을 좀 어둡게 하고 사이드에 원래 배우인 린다 해밀턴과 에드워드 펄롱이 연기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몰입도를 높혀줍니다만 옆 사람은 존 코너 역 배우가 매우 심난했다고 하네요. -_-; 터미네이터의 번외편쯤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내용도 꽤 재미있습니다.
→스누피 사운드 스테이지 어드벤쳐스누피 타운 안에 있는 롤러코스터. 아동용 롤러코스터라서 회전이 크지 않은 대신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맛이 일품입니다.
→쥬라기 공원 더 라이드 : 수로를 따라 쥬라기 공원 안을 관람하면서 점점 높이 올라가다가 마지막에 30미터쯤 되는 높이에서 아래로 시원하게 떨어집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사람도 너무 많고 물도 많이 튈 것 같아 안 탔었는데 이번에 보니 우비처럼 쓸 수 있는 비닐 판초를 팔더군요.
타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이 안 젖는 것 같아 어쩔까 하다가 제 것만 사고 대나무숲 건 안 샀는데 맨 뒷자리만 아니면 물이 별로 튀지는 않더군요(우리는 맨 뒷자리여서 결국 대나무숲은 바지가 좀 젖었음. -_-).
→죠스 : 비닐 판초를 산 김에 물에 관련된 걸 더 타보자 싶어 줄을 섰는데 물세례를 맞을 일은 별로 없었네요.
영화 죠스에 나왔던 세트장을 유람선을 타고 돌다가 죠스에게 습격(?)을 당한다는 설정인데 습격을 하는 죠스가 어째 좀 빈약하긴 해도 적절하게 물 속에서 한번씩 등장하는 연출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더불어 유람선 안내인이 모두 연기자들인지 제대로 연기를 해줘서 즐거웠지요.
→E.T. 어드벤쳐 :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타본 것 중에 가장 정적인 어트랙션이라고 생각하는지라 탈까 말까 했는데 대나무숲도 이 ‘정적인 매력’을 느껴봐야 할 것 같아서 줄을 섰습니다.
특별히 아주 재미있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묘하게 항상 인기가 많더군요. E.T 자체 인기가 좋은 데다가 아이들과 타기에 부담이 없어서가 아닐까 싶네요.
먼저 말했던 것처럼 이전에 신문에서 봤던 강철의 연금술사 관련은 모두 사라지고 오즈의 마법사가 새로 생겼더군요. 특별히 탈 것이 있는 게 아니라 공연을 하는 쪽인 것 같아 구경만 한 바퀴 하고 돌아 나왔습니다.
어느 테마 파크나 그렇겠지만 음식점이나 기타 물품들의 가격은 꽤 비싼 편입니다. 들어갈 때 간단히 먹을 점심을 밖에서 사서 들어가는 방법일 것 같고 재입장이 가능한 도장을 받으면 나갈 수 있으니 바로 앞에 있는 타운에서 햄버거 같은 걸 먹고 다시 들어가는 방법도 있을 것 같네요.
저희는 원래 아침을 안 먹다가 호텔에서 아침을 제대로 챙겨 먹었더니 오후가 지나도록 배가 별로 안 고프더군요. 그래서 가판대에서 파는 츄러스로 간단히 떼우고 대신 입구에서 받은 가이드 팸플릿에서 보고 필이 팍 꽂혔던(…) 핑크 카페에서 잠시 쉬었지요.
다니는 동안은 힘든 줄 몰랐는데 다 타고 나오니 해가 뉘엇뉘엇 지고 6시가 훌쩍 넘어 있었습니다. 결국 한 8시간쯤을 신나게 걸어다닌 셈이었군요.
2 responses
우리나라도 에버랜드는 할로윈 시즌이라네.
할로윈은 놀이공원에서 써먹기 좋은 테마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