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1991년) ‘아담스 패밀리’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라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이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이 작품 베이스로 당시 크리스티나 리치가 맡았던 웬즈데이가 주인공인 드라마를 팀 버튼이 만든다고 해서 기다렸고, 어제(그러고보니 수요일이었네) 공개됐다. OST는 대니 엘프먼.
영화에서는 그냥 음침한 느낌이 그 당시 다른 영화의 여자아이 캐릭터에 비해 특이해서 매력있는 정도였는데(그리고 크리스티나 리치가 워낙 잘 어울렸다) 드라마화되면서 사춘기의 극을 달리는, 능력치 만렙의 혀로 상대방을 발라버리는 한층 매력있는 캐릭터가 되었다.
전체 8부작으로 이제 절반쯤 봤는데 네버모어 아카데미의 학생들도 하나하나 개성있고 학교 생활도 꽤 재미있게 흘러가는 데다가 무엇보다 웬즈데이의 대사들이 너무 찰져서 마음에 든다. 이렇게 진심으로 내 갈길 가는, 그럼에도 무례하기보다는 매력있는 캐릭터는 오랜만.
팀 버튼이 연출한 에피소드도 있다는데 전체적으로 내가 한참 팀 버튼을 좋아하던 시절의 분위기가 많이 났다. (요즘의 팀 버튼은 좀 너무 가버린 느낌이라)
한번에 후르르 훑지 않고 하루에 한 편씩 차근차근 볼 예정.
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아름답고
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축복이 가득하고
수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슬픔이 많고
목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먼 길을 떠나게 되고
금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사랑스럽고 친절하며
토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열심히 일하고
일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귀엽고 착하며 명랑하다.Monday’s child is fair of face,
마더구스 Monday’s Child
Tuesday’s child is full of grace.
Wednesday’s child is full of woe,
Thursday’s child has far to go.
Friday’s child is loving and giving,
Saturday’s child works hard for a living.
And the child born on the Sabbath dayIs bonny and blithe, good and gay.
+11.25
8화까지 감상 완료.
올해 본 넷플릭스 드라마 중에 최고로 내 취향이었다.
스토리 라인도 세련됐고 대니 엘프먼의 음악은 적시적소에서 빛났다.
웬즈데이가 사람들 사이에 아주 조금씩 스며들어가는 과정을 너무나 섬세하게 그려내서 후반으로 갈수록 어두컴컴한 화면을 보며 마음이 말랑해지는 기분.
똑똑하고 빠릿하지만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는 서투른 주인공이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다가 결국 마지막에 깨닫게 되는 건 자신이 그 부족함으로 인해 계속 실수를 한다는 점. 이런 이야기를 세상에서 제일 잘 풀어내는 건 아마 이 감독이 아닐까.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꼭 평범해지지 않아도 남과 다른 자신을 인정하며 결국에는 남과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멋지게 담아냈다.
2기도 꼭 나왔으면 좋겠는데 스토리 상 여기에서 딱 멈춰도 좋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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