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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입 아저씨가 아마존 프라임에 ‘보슈’라는 드라마가 재미있다더라, 해서 찾아보니 후기마다 평이 좋았는데 어느 글엔가, 원작이 마이클 코넬리라는 작가의 작품이라고. 다른 작품으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라는 제목이 보여서 넷플릭스에 간간히 섬네일이 뜨던 게 생각나 들어가보니 같은 작가의 작품이 맞았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이미 2011년 동명의 소설이 영화화된 적이 있었고 당시의 주연은 매튜 맥커너히. 주변에 의외로 영화를 본 사람이 몇 있었는데 다들 재미있었다고 해서 드라마도 망작은 아니겠거니 하는 마음에 이래저래 감상들을 찾아보니 반응이 꽤 좋은 편이었다.

넷플릭스의 드라마판은 2022년 공개된 작품으로,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시리즈 중 두 번째인 ‘탄환의 심판(The Brass Verdict)’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고.

LA에서 잘나가던 변호사 미키 홀러는 서핑 사고와 약물 중독으로 자취를 감추었다가 복귀하려던 차에 동료 변호사인 제리가 본인이 변호 중이던 사건 및 사무실 전체를 자신에게 남긴 채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게임업계의 거물 CEO 트레버가 자신의 아내와 내연남을 죽였다는 죄로 재판이 시작되려던 중이었고 홀러는 이 사건을 물려받게 되는데..

제목인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미키가 사무실에서 일을 하지 않고 주로 운전사가 운전하는 링컨 차 안에서 생각하고 사건을 정리하면서 일을 하기 때문인데 원작 소설은 안 읽어봤지만 드라마를 다 본 감상은, 원작이 굉장히 탄탄할 것 같다.

드라마 내내 트레버의 재판이 큰 줄기를 이루지만 기존에 제리가 다루던 재판들도 속전속결로 해결해나가서 지루하지 않고 메인 등장인물이 많지 않아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편했다.

처음부터 당연히 트레버가 범인일 것 같지만 미키가 재판을 준비해가는 과정을 보다보면 ‘호옥시 범인이 아닌…가?’ 라고 망설이게 만드는 완급 조절도 훌륭하고 검사와 변호사 양측이 심사숙고해서 추려낸 배심원들 앞에서 방어와 공격을 주고받는 법정 장면도 볼 만하다.(이것보다 스케일은 좀 작지만 예전 보스턴 리걸 볼 때의 즐거움이 되살아났음)

후반부의 반전, 반전에서 다시 반전으로 뒤집어지는 스토리 라인도 근래 보기 드물게 잘 짜여 있어서 몰라서 안 봤으면 아쉬웠을 오랜만에 취향에 맞는 작품이었다.

나는 이 두 사람 조합이 좋았다. 운전 잘 하는 여자는 모두 언니… *.*
케이팝이 잘 나가긴 하는갑다.

우리나라 범죄 사건들 재판 결과를 보다보면 가끔 미국의 배심원 제도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이런 작품을 보다보면 또 배심원 제도라는 게 완전한 대안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결말을 보면서 여러모로 씁쓸했다.

2023년 공개 예정인 2기는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 ‘다섯 번째 증인(The Fifth Witness)’을 기반으로 만들 예정이라는데 마침 도서관에 책이 비치돼 있어서 빌려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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