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나랑 혜린이랑 연초부터 긴 감기로 골골댔는데 정신차리니 방학 때 어디 변변히 가보지도 못한 채 벌써 1월 중순. 겨울방학이 길지도 않아서 더 늦기 전에 전시회라도 보러갈까 하고 찾아보니 대략 무하전, 툴루즈 로트렉전 정도가 눈에 들어왔다. 둘 중 고르라고 했더니 린양은 그림이 예뻐서 좋다며 무하전을 골랐는데 갑자기 얼마전에 동생이 추천했던 미디어 아트 전시회가 추가로 생각나서 일단 그쪽부터 가보기로 했다.

마침 브이로그(=_=)를 찍어야 하는 방학 숙제도 있고 전시회 장소가 옆사람 회사와 가까워서 여러모로 효율적일 것 같아 움직였는데 전시는 예상했던대로 영상으로 남기기에 아주 적절했고 린양은 아빠 회사까지 구경하고 돌아왔으니 나름 알찬 하루였다.

이건 린양이 특별히 찍어놔달라고 해서… 글이 마음에 들었나.

미디어 아트 전시회는 쉽게 접하기 힘든 거대한 화면에 뿌려지는 영상과 거기에 어울리는 음악, 간간히 추가되는 체험형 아이템 등 다소 낮은 연령대 아이들부터 인스타그램에 올릴 멋진 화면이 아쉬운 성인층까지 어필할만한 방식이었다.(우리가 갔을 때도 관람객 층은 도슨트가 데리고 다니는 유치원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과 20대 초중반의 젊은 여성층이 가장 많이 보였다.)

역시나 이런 전시에 가장 잘 어울렸던 화가는 고흐.
거대한 화면에 두터운 붓터치의 고흐 작품들이 뿌려지기 시작하니 잠시나마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게 된다.

전시되는 화가는 쇠라, 가우디, 몬드리안, 마티스, 드가, 밀레, 고흐, 무하.
점묘화부터 건축까지, 미디어 아트에 잘 어울릴만한 사람을 잘 골라놨으나 전시회장이 그렇게 넓지 않은데 너무 여러 화가들이 작품을 모아놔서 좀 산만했던 점이 아쉬웠다. 2~3명 정도 줄이고 각 화가의 볼륨을 좀더 키웠으면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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