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한 일주일쯤 동숲에서 여욱이, 부옥이, 죠니 노가다 3종 세트를 달렸더니(…) 인스타고 트위터고 뭐 올린 것도 없이 찍어놓은 사진들만 사진첩에 쌓여있길래 몰아서 잡담.

뉴스 같은 데서 우리나라 가구당 소비 경향 데이터를 이야기할 때마다 저건 어떻게 아는 걸까, 궁금했는데 원치 않는 방법으로 그 궁금증이 풀렸다. -_- (올해 1/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 이런 데에 쓰는 건가.)
랜덤으로 주소를 뽑아서 진짜 가계부 주고 직접 쓰라고 하는 거였나 보다…orz.

4월부터 쓰고 있는데 영수증으로 받은 건 영수증만 첨부하고 온라인으로 구매한 것만 목록을 적어달라길래 가계부는 원래 앱으로 쭉 쓰고 있어서 하는 김에 손이 좀 더 가는 정도겠지 생각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번거롭다. 게다가 월급이라든지 저축액 등등 개인적인 항목도 많아서 담당자에게 줄 때마다 좀 찜찜하기도 하고…

한번 걸리면 6개월 작성해준 후 6개월 휴식, 다시 6개월 써줘야하고 매달 10만원 어치 상품권 혹은 현금(이 근처에 매장이 잘 없는 홈플러스 상품권을 주길래 다른 건 없냐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현금 입금도 가능하다고 알려주더란. 다음달부터는 그냥 입금받기로 함)으로 받는데 담당하는 분 말로는 연세 있는 분들은 맡으면 그것도 쏠쏠하신지 계속 할 수 없냐고도 하신다는데 나같은 경우는 그냥 안 받고 안 쓰고 싶다…(우리 엄마처럼 수기로 가계부 쓰시는 분들이 걸려야 하는건데. -_-)

이왕 맡은 거라 가능하면 꼼꼼하게 적어주긴 하는데 적는 사람이 누락해도 따로 체크하는 게 아니라서 어느 정도 데이터에 신빙성이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_-;


5월의 꽃은 작약이었다.

원래는 유칼립투스 반단만 추가해서 단촐한 느낌으로 두고 싶었는데 보내는 쪽에서 서비스로 냉이초를 넉넉히 넣어보내서 무성한 정글 속 작약이 되어버렸다.

피어나는 모습도 향도 실컷 즐기긴 했으나 날이 더워서(5월 중순 넘어 주문했더니) 물 올리자마자 무섭게 피어나기 시작하고 활짝 피고나니 급속하게 말라서 길게 못 둔 게 좀 아쉽다.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에 작약 사진이 몇장 더 뜨는 걸 보니 나는 항상 비슷한 시기에 작약이 끌리는 모양.


어느날 간식으로 시켰던 와플.

배달앱 사이트 평점이 높다며 옆사람이 골랐는데 정말 고전적인 바삭한 와플이라 너무 좋았다. 사과, 딸기 두 가지 시켜봤는데 나는 딸기 쪽이 좀더 맛있었다.


몇달째 다른 낙이 줄어드니 먹는 낙만 남아서 누가 뭐 맛있었다고 올리면 대단히 적극적(…)으로 주문하게 된다.
겜플님이 맛있었다고 올리셨길래 주문해봤던 쿠키.

어느 미국인 유튜버가 먹어본 중 가장 ‘미국식’이었다고 올려서 갑자기 주문이 몰렸다는 모양인데 검색해보니 무려 경남에 매장이 있었다.(어디에 있든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 세상)
‘미국식’이 어떤 건지는 모르겠으나 보통 파리바게트나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파는 쿠키보다 쫀득한 타입. 나는 ‘미국식’ 하면 혀 떨어지게 단맛부터 생각나는데 의외로 그렇게까지 달지는 않고 커피나 우유랑 먹기에 좋았다. 이런 과자류 잘 안 먹는 린양도 야금야금 하나 다 먹어치운 걸 보니 나쁘지 않았던 모양.


오랜만에 수퍼에 장보러 나갔는데 초당옥수수가 있길래 집어왔다.
해마다 한두번은 사는데 해가 갈수록 맨처음 먹었을 때보다 맛이 좀 덜한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은 땡길 때 사와서 그런가, 요몇년 먹은 중 제일 맛있게 다 먹어 치웠다. 평소보다 잘 쪄진 건가…


트위터 타임라인 내리다가 언뜻 괜찮다는 후기를 보고 샀는데 에어프라이어에 돌리니 꽤 그럴듯하다.
예전에는 이런 냉동튀김류를 에어프라이어에 돌리면 기름기가 부족하고 퍽퍽해서 그래도 진짜 기름에 튀기는 것만은 못하구나 싶을 때가 많았는데 요즘 에어프라이어용 제품들은 돌리면 기름기(…)가 쫘악 올라와서 가스레인지 더러워질 일 없이 한 끼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멘보샤는 요즘 여러 브랜드에서 나오던데 다른 건 안 먹어봐서 모르겠고 여기 건 위아래 빵 부분의 바삭함이 잘 살아 있어서 칠리 소스에 찍어서 맛있게 잘 먹었다.


영화 설국열차는 안 봤고 드라마는 어떤가 해서 1, 2화만 봤는데 한국 드라마는 기승전 ‘연애’, 미국 드라마는 기승전 ‘범인잡기’라더니 설마 지구가 멸망한 후 돌고 있는 열차 안에서도 범인잡기를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_- (영화판은 이런 내용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여주인공이 낯이 익다 했는데 제니퍼 코넬리.
내가 처음 제니퍼 코넬리를 본 건 페노미나였는데, ‘페노미나’나 ‘라비린스’에서 봤던 그 아름다운 소녀는 나이가 드니 지적인 인상이 강해져 있었다.
일부러 살을 뺀 건지 원래 마른 건지 모르겠으나 깡마른 몸으로 어딘가 흑막 느낌의 캐릭터를 잘 살리긴 했는데 나머지 등장인물들이 너무 개성이 없어서 애매한 평작 정도여서 좀 아쉽다.


다음주 월요일에는 드디어 린양이 등교를 앞두고 있다.
8일~12일 등교 후 2주 온라인 수업, 그리고 다시 29일~3일 등교.
확진자 수가 그렇게 적은 상황도 아니라 보내놓고 마음 졸일 걸 생각하면 나는 차라리 이대로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은데, 초등학교 때 같으면 견학신청서라도 내고 쉬겠지만 중학교는 그것도 만만치 않다.
주중에 수행평가가 줄줄이 잡혀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제대로 된 수업 없이 평가만 꾸역꾸역 하는 셈인가, 그것 때문에 이렇게 굳이 등교를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무슨 천재지변이 있어도 학교가 잠기지 않는 한(그리고 우리 학교는 높은 지대에 있어서 절대 잠기지 않았다…) 학교는 가는 것이었던 나 학생 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학교를 가지 않는 상황’이 정말 기이한데, 막상 이렇게 길게 학교에 가지 않고 있으니 요즘처럼 온라인 강의들만으로 ‘학습’은 가능한 세상에서 학교는 어쩌면 공부를 위한 곳이 아니구나, 학교가 해야 할 ‘진짜’ 역할이 좀더 보이기도 한다.

등교 준비를 하는데 실내화 같은 것과 더불어 ‘개인 생수’와 ‘손소독 티슈’, ‘마스크’ 등등을 챙겨야 하는 디스토피아적인 세상.
그저 마스크 잘 쓰고 조심히 다녀오라고밖에 할 말이 없어 심난한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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