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최근(12월 21일) 무한의 리바이어스 팬디스크…라는 것이 DVD로 발매되었습니다. 모두 3장인데, 눈길을 끈 것은 역시 안에 들어있는 새로 제작된 외전들로 제목에서(SERE 10.889, SERE 0.124, SERE 25.793) 알 수 있듯이 TV 시리즈의 중간중간에 들어갈 이야기들-오제 이쿠미의 과거, 아오이와 2형제의 어린 시절, 리바이어스에서의 구출 바로 직후의 이야기-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전 통신가에 그 첫번째 동영상이 떴더군요.(좋은 세상입니다. ^^;) 바로 오제 이쿠미의 과거.

생각보다 길지 않은 분량-2분 30초 정도-에 그냥 이미지를 조합한 것 같은 내용이었지만 그 화면을 보고 있자니 리바이어스 극 초반에는 개구지고 발랄하기 그지없던 그가 왜 마지막에 광기 넘치는 독재자가 되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을만큼 짧은 시간 동안의 분위기로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더군요.

리바이어스 내용 중에서도 나오지만 이쿠미는 그의 친누나와 서로 금단의 사랑을 했다가 누나가 자살을 하는 바람에 집에서 도망쳐 이름을 바꾸고 리바이어스에 탑승했습니다.
근친상간이란 역시 우리나라쪽보다는 일본 쪽에서 훨씬 자유롭게 오르내리는 소재인 듯 합니다. 우리는 그야말로 근친상간이란 ‘금기‘이기 때문에 다루기조차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일본의 근친상간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을 보면 그들에게도 그것은 금기이지만 그 그 금기를 깨는 것에서 얻는 어떤 묘한 자유로움과 그 금단의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근친상간의 상징이라고 말하는 황금색 눈이라든가 자신의 출생에 고민하는 그 결과물들… 뭐, 그런 것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제가 주로 읽은 일본 만화 속의 근친상간이었습니다만…

어쨌거나 ‘누나의 모든 것을 원했다‘라고 말하는 이쿠미의 독백이나 마지막에 무덤에서 누나를 부르며 절규하는 이쿠미의 모습, 마치 네야처럼 ‘죽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이쿠미의 누나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군요. 짧은 시간에 비해 보고 나서 이것저것 생각나는 것이 많은 편인 에피소드였습니다.
아무래도 리바어이스 자체에 몰두했었고 오제 이쿠미라는 캐릭터를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봤었기 때문이겠지만요.

이 동영상을 팀장님과 함께 보고는 TV 시리즈를 만들고 나서 과연 이런 것까지 만들고 싶었을까…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리바이어스 일루전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작품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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