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요즘 몰두하고 있는 게임은 얼마 전에 나온 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고등학교 때 (아빠가 막내 하라고 사준 게임기로) 열심히 엄청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는지라 기대가 컸는데 실제 플레이해본 결과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총 8개 World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른 출구를 찾으면 대포 등을 이용해 중간중간 스킵하면서 빨리 진행할 수 있다든지 스타 코인을 모두 모으면 숨겨진 벽지가 나온다든지 소소하게 숨겨진 것이 많아서 보스까지 깨고 나서도 계속 할 것이 생겨서 플레이 시간도 꽤 되네요.

코인을 모으느라 웹에서 공략이고 뭐고 찾아다니다가 오늘 결국은 가이드북을 사버렸습니다. 코인 위치나 먹는 방법 등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한결 편하네요.



아는 분에게 추천을 받아 보게 된 ‘맨하탄 러브 스토리’.
일본 애니는 봐도 일본 드라마는 별로 취향에 안 맞아 제대로 끝까지 본 작품이 없었는데 아마 이게 끝까지 다 본 첫 작품인 것 같네요.
일본 드라마를 잘 못 보는 가장 큰 이유가 그 미묘하게 바닥 벅벅 긁게 민망한 개그 센스 때문인데(유명하다는 트릭도 결국 그것 때문에 포기..;), 이 드라마 역시 개그 센스는 여전히 민망합니다만 사람들간에 이어지는 연애담이 재미있어서 결국에는 다 봐버렸습니다.

내용은 방송국 앞에 있는 카페-맨하탄에 모여든 A에서 G까지의 사람들(…)이 뒤섞이며(-_-) 벌어지는 연애 이야기로, 비교적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그런지 드라마라기보다는 연극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카페 주인이 손님들을 쫓아다니며 조언해주는 연애에 대한 은근히 폐부를 찌르는 대사 내용 때문인지 레이디스 코믹 같기도 했네요.

주인공으로 나오는 카페 주인은 얼마전에 했던 드라마 ‘야왕’에서 느끼한(?) 호스트로 먼저 봐서 그런지 이번 역할에서 말 없이 혼자 잘 노는 코믹한 면이 생소하더군요. ^^;
보면서 가장 바닥을 긁게 만들었던 등장인물인 벳시역의 배우가 인상이 하도 강해서 웹에서 찾아보니 그게 원래 본인이 내세우는 이미지인가 봅니다. 우테나 극장판에서 본네트 위를 구르는(…) 아키오 역을 맡았었다는데 완전히 납득.

2003년 작품이니 제법 된 드라마네요.



아주 예전에 ‘주석이 달린 앨리스’ 시리즈가 나온 적 있었는데, 출판사는 많이 들어보지 못한 마이너한 곳이더니만 곧 절판되었지요.
그때 사뒀던 책이 많이 상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다른 출판사에서 제대로 된 장정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아예 하나로 묶어 출판했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읽는 논리책 쪽으로 좀더 유명한 마틴 가드너가 주석을 붙인 이 시리즈는 정말로 본문보다 주석이 더 길 정도로 당시의 작가의 주변 환경이나 지인들과의 관계, 사건들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을 해놔서 다 읽고 나면 동화로서의 앨리스를 잘 알게 되었다기보다는 좋아하는 소녀에게 선물하기 위해 이런 작품을 쓴 루이스 캐롤이라는 작가에 대해 좀더 가까이 간 느낌입니다.
물론 주석을 단 마틴 가드너의 말처럼 지나치게 파고 들어가면 오히려 무의미해지는 법이니 적당히 걸러 보는 게 정신건강상 좋을 듯. ^^;

양쪽으로 빽빽한 주석들. 주석만 읽어도 한 편의 루이스 캐롤 전기.

6 responses

  1. Tom

    본문과 주석의 분량이 맞먹었던 책으로는
    ‘푸코의 추’도 있음. 이 책은 ‘푸코의 진자’로도 나왔다가 ‘푸코의 추’로도 나왔다가, 제목조차 제멋대로이기도 한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는 것이 주석이겠건만,
    주석 보다가 머리가 어질해질 지경인 책이었지.
    그럼에도 불구하면 잊어버릴만 하면 뭐가 추가됐네 하면서 또 나오더라구. 그 때마다 제목도 바뀌고. –;

    앨리스라고 하니 언젠가 포스팅해줬던 그 팝업북이 생각나는군. (그것도 앨리스 맞지?) 이 나이 먹어서도 그런 신기한(!) 물건만 보면 손이 절로 간다니까. 유진이가 글을 좀 더 잘 읽고 쓰게 되면 하나 사줘야쥐~

    1. 리츠코

      움베르트 에코 책은 주석을 붙이려면 끝도 없지 않던가요..; 저는 장미의 이름 읽다가 주석에 지쳐 나가 떨어졌었음.

      앨리스 팝업북은 이제 유진이 나이 정도면 사줘도 되지 않을까요. 뭐 험하게 책 볼 나이는 지났지 않음?

    2. Tom

      책 험하게 볼 나이는 지났는데…
      복병(!) 태오가 버티구 있어서 말이지.
      (지난번에 학습지 작살 내놓은거 모르고 있음. 학습지라서 외면당했나? ;;;;)

  2. 미사

    헉, 그 마이너한 곳에서 나온 주석 달린 앨리스 시리즈 우리 집에 있어;;;
    결혼할 때도 버리지 않고 모셔온 것 같은데 어디 있더라;;;

    1. 리츠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사는 사람이 있었군요. ^^;;; 그 출판사 이름이 애국사랑이던가 뭐 그런 오묘한 곳이었던 것 같은데…;

    2. 미사

      그 책 지금 찾았음 ^^ 도서출판 나라사랑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