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지난번 팀버튼전에 이어 대박이 나고 있다는 현대카드 컬쳐프로젝트,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을 다녀왔습니다.
주말에는 번호표 뽑고 대기하는 줄이 무시무시하다는데 역시나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평일 오전에는 사람이 적더군요.(그래도 시간대나 날씨에 비하면 꽤 많았던 편이었음)

전시회장 입구의 포토존?
전시회장 입구의 포토존?

이 전시회는 저 포스터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 말 그대로 애니메이션의 ‘레이아웃’을 들을 모아둔 전시회예요.
마녀 키키를 도입부를 찍기 위해 가로로 길게 그려둔 레이아웃이라든지 센과 치히로에 나왔던 유바바의 온천여관의 레이아웃 등등은 거기에 깨알같이 시간을 쪼개 적어놓은 게 신기했고 간간히 그 레이아웃이 어떻게 화면으로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이해하기 편해서 좋았어요. 작업하면서 간간히 미야자키 감독이 스태프들에게 지시 혹은 부탁하는 글들을 적어둔 것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 )

지브리라는 말에 속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집을 나서는 분이 계시면 절대 비추천.
애들이 봐서 흥미를 가질만한 건 거의 전무합니다.(이건 예전에 린양 데리고 디즈니 원화전을 다녀왔을 때 이미 몸소 체험을…-_-;)

그리고 솔직히 사람이 엄청 붐비면 대체 뭘 보고 나올 수 있을지도 약간 의문스러워요.
애니 안의 장면들이 이렇게 레이아웃 작업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정도를 알게 되는 전시회인데 하나하나 천천히 보지 못하면 그냥 슥슥 그려둔 선화들을 잔뜩 감상하고 나오는 걸로 끝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또 처음부터 한장한장 진짜 열심히 보시면… 막판에 지칩니다..; 자료량이 꽤 방대했어요.

그리고 지브리 애니를 유명한 몇몇개만 본 분이라면 어차피 그 그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 장면인지 딱 와닿지를 않으니 전시회 보고 나와도 좀 허할 듯.
저같은 경우는 도중에 제가 안 본 작품들의 레이아웃들은 그게 어떻게 움직이는 장면인지를 모르니 대충 보고 넘어가게 되더라구요.

전시된 레이아웃들을 쭈욱 보면서 갑자기 지브리 애니들을 다시 보고 싶어지는 딱 그런 관람이었네요.

전시회 끝에는 나만의 검댕이먼지(마쿠로쿠로스케)를 그려보자는 공간이 있는데 동그랗고 하얀 스티커지 위에 까만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려 붙일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이 구역이 주말 같은 때에는 헬게이트일 듯…)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이 보는 전시회여서인지 그림 퀄리티들이 대단했어요..;

오늘 산 기념품들. 액자에 넣어 파는 고급 복제원화는 40만원 가까이 해서 무리. 어차피 막눈이라 그게 그거 같이 보여서 대신 8천원짜리 양산형(?) 복제품으로 두장 구입했어요. 포뇨 그림이 너무 예뻐서 액자 하나 만들어서 린양 방에 걸어주려고요. 라퓨타 레이아웃은 그냥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라서...? 사이에 있는 목제 지지는 전시회 기념으로 만든 마그네틱이었습니다. 본 전시회마다 마그네틱을 하나씩 모으고 있었는데 딱이었어요. 왼쪽 위는 구매하면 상품을 넣어주는 비닐이었는데 옆사람이 보더니 저게 제일 예쁘다고...? -_-;
오늘 산 기념품들. 액자에 넣어 파는 고급 복제원화는 40만원 가까이 해서 무리. 어차피 막눈이라 그게 그거 같이 보여서 대신 8천원짜리 양산형(?) 복제품으로 두장 구입했어요. 포뇨 그림이 너무 예뻐서 액자 하나 만들어서 린양 방에 걸어주려고요. 라퓨타 레이아웃은 그냥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라서…? 사이에 있는 목제 지지는 전시회 기념으로 만든 마그네틱이었습니다. 본 전시회마다 마그네틱을 하나씩 모으고 있었는데 딱이었어요. 왼쪽 위는 구매하면 상품을 넣어주는 비닐이었는데 옆사람이 보더니 저게 제일 예쁘다고…? -_-;

전시회를 돌면서 작품 설명을 읽다가 무심코 눈에 번뜩 들어오는 사람 이름이 하나 있었습니다.
귀를 기울이면의 원작자 히이라기 아오이.

나 이 이름에 안 좋은 추억이 있어!!
나 이 이름에 안 좋은 추억이 있어!!

정말 오랫동안 잊고 있었는데 귀를 기울이면과 고양이의 보은을 지나면서 이 이름에 정말 어두웠던 예전 일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가더라고요. 벌써 10년이 지난 일인데 아직도 이름만 보면 경기할 거 같은 기분이 드는 걸 보면 저는 진짜 뒤끝이 너무 긴 인간인가봐요. -_-
그나저나 예전에는 저런 글을 공개된 블로그에 잘도 올렸었네요. 그래봤자 하루 열몇명, 진짜 아는 사람만 오는 블로그이긴 했지만…;
지금같으면 저거 올리면 누가 트위터에 퍼가서 작가한테 멘션 보내지 않았을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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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responses

  1. lorien

    회시에서 디자이너랑 몇몇 데리고 다녀오라길래 평일 아침 오픈시간에 갔었는데도 이미 인산인해더라는.. 근데 사람보다 그림 수가 더 많았다는 게 무서운.. ㅎ 애니메이션 작업물답게 그림을 물량공세로 들이부어 놓았다는 느낌이랄까..

    1. Ritz

      역시 비가 오는 날이었던 게 컸을까요. 생각보다 한산해서 놀랐거든요.

  2. 전시는 재밌나요?ㅎ

    1. Ritz

      지브리 애니 많이 보고 좋아한 사람이면 나쁘지 않아요. ^^;

  3. misha

    저런 전시회는 정말 애들이 갈 곳은 아닌 것 같아요. 애들이 평소 지브리 작품을 보고 좋아했다면 또 모를까… 그나저나 참…안 좋은(!!!!!!!!!!) 추억의 일부와 맞닥뜨리셨네요;;;;

    1. Ritz

      근데 어제도 애들이랑 온 엄마들 좀 있었어요. ㅠ.ㅠ 저 전시회는 지브리 좋아하는 애들이라고 해도 안 좋아할 거에요;; 애들이 보기엔 진짜 재미있을 게 없어요. -_-;

      아, 정말… 저런 추억은 왜 잊혀지지 않는 걸까요…

  4. March Hare

    일단 친구랑 평일에 가기로 했는데, 일단 무하전을 보고 여력이 나면 가야겠군요;
    그나저나 예전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 좋지 않은 추억이;;; 갑질 진짜 심하네요 ㅡ_ㅡ;

    1. Ritz

      꼭! 평일에 가세요…; 어제 비가 와서 사람이 적었나봐요. 지인분은 평일 오전에 갔는데도 사람 많았대요. ㅠ.ㅠ

      일본의 갑질이야 뭐… 그야말로 갑이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