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러닝타임이 꽤 길어서 린양은 두고 보고 오려고 했더니 같이 보러 가고 싶다길래 세 식구 영화관 나들이.
린양도 의외로 끝까지 재미있게 잘 봤다고 하고, 나는 쉴새없이 싸우고 두들겨부숴대는 걸 보는 걸로 꽤 스트레스가 풀렸다.

영화 속 서울 장면들 중에 나온 강남역 근처가 내가 평소 보던 것과는 묘하게 다른 느낌이라 나는 나름 나쁘지 않았다. 좀 재미없는 색감의 네모진 건물과 그 전면에 다닥다닥 붙은 간판들이 어딘가 키치해서 ‘저게 외국인들 눈에 보이는 서울의 인상일지도’ 싶기도 하고.

울트론 성우가 제임스 스페이더라는 걸 우연히 먼저 알고 갔더니 울트론 말투가 내내 보스턴 리걸의 앨런 생각이 나서 그게 좀…-_-;

펑펑 두들겨부수며 죽어라 굴러도 그 사이사이에 하나도 심각할 것 없이 주고받는 대화들이 유쾌했고 사이사이에 토니 스타크가 날리는 돈다발 후려치는 대사들은 여전히 카타르시스(?)가 있더란.(지난번보다 개그 코드가 더 들어간 듯) 지난번에 비해 세계관이 또 넓어져서 캐릭터 간의 관계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좀더 찾아보고 싶어졌다.

ps. 마크 러팔로는 역시 비긴 어게인에서보다 헐크가 제일 잘 어울리는 듯. 다른 배역들도 다 좋지만 유난히 변신 전의 약간 ‘마음약해 보이는’ 인상과 변신 후의 갭이 선명해서 볼 때마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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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 소린지 이제는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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