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작년 말에 운동 삼아 계단 오르기를 시작했다가 코로나가 번지면서 오르내리다가 사람 만나는 것도 좀 불편해져서 2월 말부터 집에서 운동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기로 했다.
좀 콤팩트한 러닝머신을 사볼까, 마지막에는 빨래건조대로 변신한다는 사이클 머신을 사볼까 고민하다가 덩치가 크고 가격이 있으면 부담스러워서 일단 싸고 부피가 작은 걸 골랐는데 그게 스텝퍼.

신발 신고 걸어야해서 아예 위에 얹어둠….

하다가 관둬도 별로 아깝지 않을 가격이라 가볍게 시작했는데 집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고 운동량이 너무 떨어지는 데에 위기감이 와서 하루에 15분씩은 꼬박꼬박 챙겨했더니 그동안 체중이 늘지도 않았고 오히려 1킬로 정도 빠진 채로 유지되는 중이라 정말 제대로 운동하는 사람들에게는 하찮은 운동량이겠지만 나는 꽤 효과를 봤다.

지금이 8월이니까 한 반년 계속했더니 걷기만 하는 것도 슬슬 지겨워서 뭘 해봐야하나 찾다가 생각난 게

링피트.

어제 처음으로 두 코스 해보니 움직이는 동안 평소 안 쓰는 근육을 쓰는 게 느껴져서 ‘이거 내일 아침 타이레놀 각이다’ 걱정했는데 요근래 아침마다 일어나면 바로 5분 정도 꾸준히 스트레칭 하고 저녁에는 스텝퍼 걸은 시간이 아예 쓸모없는 건 아니었는지 의외로 멀쩡하다. 지금까지 안 쓰던 부위(?)들이 적당히 뻐근한 정도?
아무래도 스텝퍼보다는 움직임이 다양해서 당분간은 이걸 열심히 해봐야겠다.

(어드벤쳐는 손댈 계획이 없고 코어 강화/허리 강화 두 코스 매일 하려고 하는데 이미 하고 계신 분들 중에 추천할만한 코스가 있으시면 공유 부탁드려요~)


요며칠 정말 세상은 다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서로 싸우고 있고 개개인도 이미 스트레스 수치가 정점에 달해서 모두가 화가 나 있는 상태.

마치 퍼스트 임팩트, 세컨드 임팩트 마냥 이렇게 한번씩 겉잡을 수 없게 터지면 이제는 일단 내 나름 과하게 걱정에 빠지지 않고 멘탈을 지킬 수 있는 루틴을 잡아보려고 하는데

가능하면 너무 많은 기사들을 접하지 않고(내가 굳이 찾지 않아도 내 눈으로 강제로 들어오는 정보량만 해도 이미 너무 많다)
옆사람이 계속 재택 중이라 다행히 그동안에도 쭉 타인과 접촉이 적은 생활 중이었지만, 잠시 외출할 일을 좀더 줄이고 (우리집에서 제일 외출을 길게 하는 건 3주마다 닷새씩이지만 학교에 등교하는 린양인 듯. 😑)
마스크를 잘 쓰고 손소독 부지런히 하면서 그 효과를 믿으려고 한다.(믿을 건 이것밖에 없다)

그럼에도 사람이 마인드 콘트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지 어제 저녁 때 거실 오디오로 음악을 틀어놨는데 원래 블루투스 기능이 좀 시원찮은 놈이라 가끔 끊길 때도 있었건만 평소처럼 갑자기 음악이 끊기니 순간 너무 짜증이 나서 난데없이 새 오디오를 질렀다. 😑

요즘은 로켓배송에 없는 게 없어서 작정하고 지르면 손에 들어오기까지 24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거의 반나절만에 눈앞에 놓인 오디오를 보고 있자니 내가 정말 감정의 기복이 미쳤구나 싶다.

막귀라서 소리를 막 구분하는 능력은 없으나 기존 것보다 3배쯤 비싼 물건이 그만큼 소리가 더 좋다는 건 알겠다. 집에 있는 기간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 같으니 거기에 투자한 셈 치자.


어제 타임라인에서 누군가 빵집 이야기를 했는데 쿠팡이츠에 검색하니 우리집까지 배달이 닿는 가게라 호기심에 몇 가지 주문해봤다.

추천받은 바나나 케이크/공갈빵/마카롱 다 무난무난하게 맛있었고(나는 바나나 케이크가 제일 취향이었음) 린양 아침용으로 산 카스테라도 린양 말로는 괜찮았다고.

맛이나 빵 종류들이 왠지 우리 동네에 꽤 오래된 빵집과 비슷한 느낌인데(메뉴는 배달시킨 집이 훨씬 다양했다) 지금은 도보 10분 거리의 가게보다 배달앱으로 먼저 손이 가는 시절.


‘신박한 정리’라는 예능을 가끔 챙겨 보는데 보고 있으면 생각보다 가구 배치를 참 어쩔 줄 모르는 상태로 두고 사는 사람도 많고, 거꾸로 가구만 제 자리를 찾아도 집이 몰라보게 살기 좋아지는 게 신기하다. 정리 팁들도 쓸 만해서 ‘아, 우리집도 저기를 저렇게 해봐도 좋겠구나’ 하고 움직여보게 된다.

오늘은 어떻게 각이 안 나와서 대충 넣어놨으나 꺼내 쓸 때마다 불편했던 글라스락 모아둔 곳을 양동근 편에서 싱크대 아래에 서랍장 넣어(그 집은 정말 아래 공간이 엄청 큰 모양) 쓴 걸 참고해서 작은 슬라이딩 선반을 구해 뚜껑만 모아 담았는데 예전보다 훨씬 편하다. 그 김에 누렇게 바랜 플라스틱 용기들도 좀 정리해서 버렸다. 역시 정리의 꽃은 버리기.

by

/

6 responses

  1. cocoryco

    전 진동운동기 10분으로 타협을^^;;
    (진짜 운동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서있기만 하면 되서 귀차니스트의 애용템입니다~)
    저 스위치용 게임 해보고 싶네요~ㅎㅎ

    1. Ritz

      요즘은 정말 집밖으로 안 나가고 일주일도 버텨서 이러다가는 다리 근육이 기능을 잃을 것 같아 최소한의 운동은 해야지 하는 심정으로 링피트 시작했는데 게임이라 그런지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운동량이 실제로 얼마나 될 지는 알 수 없는데 그래도 매일 꾸준히 땀 흘리고 있으니 거기에 의의를 두려고요. ^^

  2. 난다

    오 케잌 오페라 저희 동네 빵집이에요.kcc길건너.. 어니언 베이글이 최애인데..저 싱 다녀온 동안 아이스(..)베이글로 바꾸셨던디…먹으면서 이 시리다고 호들갑 떨었으나 그래도 먹다보니 맛나더란…담에 하나 담아보시랍.

    1. Ritz

      그 동네 주민 MDKei님이 추천하신 곳이다요. ㅋㅋ
      쿠팡이츠 메뉴에는 어니언 베이글은 있고 아이스 베이글은 없던디요? *.* 어니언 베이글 왠지 맛있을 것 같음. 그거 말고도 추천 메뉴를 더 알려주시압.
      쿠팡이츠에 입점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메뉴에 상품 사진이 너무 적어서 주문할 때 고민되더라고요.

  3. 그쵸그쵸 버리기!! 저도 신박한정리 보고 또 필받아서 왕창버리기중인데 휴일하루까먹으려니 아깝고 체력도이젠 딸리고그러네용 오디오 잘사셨어요!

    1. Ritz

      보고나면 이상하게 버릴 게 생각나는 프로그램이예요. ㅋㅋ 저야 집에 있는 시간이 길지만 하루카님은 평일에 바쁘시니 소중한 휴일은 가능하면 잘 쉬는 데에 쓰세요. ㅠ.ㅠ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