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일본에 올 때는 정말 손바닥만한 집에서 살게 되리라 각오를 했었는데 집을 구하고보니 의외로 손바닥보다는 넓어서(…) 안도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집은 방이 2개, 부엌 겸 거실과 마루로도 방으로도 쓸 수 있는 공간-문을 붙였다 뗄 수 있음-이 하나 있습니다. 애초에 별로 가구를 안 들여서 문간방 하나는 그냥 책장만 두고 별로 크게 쓰는 일이 없을 정도니 두 사람 살기에는 넉넉한 편이지요.

올해 초, 변화의 시작.

처음에 가구 배치를 할 때는 별로 사람 올 일이 크게 없겠거니 해서 그냥 우리가 살기 편하겠다 싶은대로 놓고 살았는데, 당장 집들이라도 할라 치니 손님을 부를 곳이 마땅치 않아 집안 재정비에 들어간 게 올해 초였습니다.

컴퓨터 두 대를 마루에 둬야 하다보니-랜선이 마루에밖에 없음- 별로 선택의 여지도 없고 해서 침대를 다다미 방에 넣어 안방으로 만들어버린 후에는 마루 쪽은 그때그때 조금씩 편한대로 조절해가며 살았는데 얼마 전에 컴퓨터 책상을 좌식에서 입식으로 바꾸면서 컴퓨터를 하지 않을 때 어디 몸 둘 곳이 참 마땅찮아지더군요.
게다가 올 여름에 엄마랑 동생들이 왔다가 1인용 쿠션 소파에서 불편하게 딩굴거리던 생각도 나고 해서 드디어 소파를 장만했습니다.

사실 여기서는 소파가 좀 마음에 든다 싶으면 보통 가구점에서는 일단 백만원 단위에서 시작하는지라 엄두도 못냈는데 지난번에 IKEA 갔을 때 보고 좀 절약하면 무리는 아니겠다 싶어서 한달을 고민하다가 결국 주문을 했지요. 놓고 보니 TV 보기도 PS2 게임 하기에도 아주 적절한 각도가 나와서 대만족입니다.

걱정했던 것보다 그럭저럭 공간이 나서 한시름 놨네요. : )
(바닥의 먼지를 가리기 위해 블러를 만빵으로 올려야…)
또 언제 써보리, 싶어서 커버는 꽃이 만발한 것으로(커버는 교체 가능).
오른쪽 공간에 전기 포트를 두면서 차를 모아뒀더니 거의 급탕실(?)이 되어 버렸네요.
옆쪽의 티테이블도 1,600엔 정도 줬는데 제법 견고하더군요.

이 홈에 오는 분들 중에야 집에 와보신 분들이 좀 있으니 지금은 이렇게 바뀌었다… 정도로 재미(…가 있으려나?)로 보시라고 포스팅. : )

by

/

18 responses

  1. 거실에 채광이 좋네~.
    소파 너무 예쁘다. 요즘 꽃무늬가 너무 땡겨-_-;;;

    1. 리츠코

      안방 쪽도 그렇고 빛이 많이 드는 편이지. : )

      카달로그에서 볼 때는 그냥 그랬는데 실물로 보니 꽃무늬가 너무 화사해서 결국 저걸로 사버렸구려. ^^;

  2. 오오 깔끔한 변신이군요.

    …..저도 한번………밀린 쓰레기부터 내놓고 뭔가 생각해야.(…)

    1. 리츠코

      밀린 쓰레기… 직장 다니면서 혼자 살다보면 이래저래 대충 편하게 살기 마련이지요. ^^;

  3. 지구

    오, 저 사이드테이블은 저도 지난 봄에 15불 주고 사서 유용하게 쓰고 있는 녀석이로군요. IKEA가격은 어디나 비슷한 모양.
    바닥이 맘에 드네요. 저는 여기서 카펫에 질려서 (싼 아파트만 찾아다니다 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더군요 T_T) 다음에 돈벌어(!) 집을 사게 되면 반드시 하드우드플로어로 가리라 결심했습니다.

    1. 리츠코

      15불이면 정말 가격은 비슷비슷한가보네요. 저 테이블이 크기도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고 높이도 적당해서 딱 좋더라구요. 받치고 있는 다리 부분도 예쁘고요.

      저희 집은 안방은 다다미, 문간방은 마루, 부엌쪽은 모노륨이예요. 여기는 대부분 그런 식인 것 같더군요. 온돌이 없다보니 겨울에는 냉기가 올라와서 오히려 여기 사람들은 카페트를 깔고 사는 것 같더군요. ^^;(저도 카페트는 별로 안 좋아해서 잘 안 깔지만…)

  4. 진정 저 두 장의 사진이 같은 공간을 찍은 것이란 말인가! (감탄)

    1. 리츠코

      역시 사진은 필터링이 중요한 듯(…)

  5. lazydog

    오 멋지네요. 아이없는 시대를 마음껏 누리세요. 우린 천 소파는 엄두도 못 냅니다. (애들 건강땜시…) 집이 깔끔하니 예쁘네요.

    1. 리츠코

      아이없는 시대.. ^^; 안그래도 주변에 애 있는 집에서는 다들 없을 때 뭐도 하고, 뭐도 하고, 뭐도 하라고 난리예요…;
      여기는 레자도 가죽도 너무 비싸서 도저히 살 수가 없더군요. -.ㅜ 저희는 당분간은 천 소파로 만족해야 할 듯해요.

  6. 미사

    오오… 소파 커버링 아주 맘에 드는군~ *.*

    1. 리츠코

      저것 말고 겨울용으로 쓰기 좋은 빨간 골덴천 커버도 예뻤는데 계절을 많이 탈 것 같아서 결국 저걸로 골랐군요. ^^

  7. 오..공간이 훨씬 넓어졌네요.

    1. 리츠코

      컴퓨터 책상을 입식으로 바꾸니 예전보다 여유공간이 꽤 생기더라구요. : ) 바닥에 불이 안 들어오다보니 겨울에 냉기가 꽤 올라와서 슬슬 뭘 좀 깔아둬야 할 것 같아요.

  8. 세상에…..럭셔리……
    와인과 치즈가 필요할 것 같은 분위기네요 (…..)

    1. 리츠코

      헉, 럭셔리까지야.. ^^;
      저희집은 와인과 치즈보다는 맥주에 감자칩입니다(…)

  9. 오, 과연 말씀대로 각도가 사는군요.
    이제 누가 먼저 소파에 눌어붙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것 같…

    1. 리츠코

      원래 컴퓨터가 있던 자리라서 그냥 창가 쪽에 소파를 둘까 했는데 역시 저 배치가 더 나았어요.
      이미 주말에 소파에 눌어붙어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