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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0월 1일 12시.

세계 곳곳에서 전혀 임신의 징후가 없던 43명의 여성이 갑자기 출산을 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재벌 레지널드 하그리브스는 이 중에서 7명의 아이를 입양하는데…

넷플릭스 메인에 떠 있어서 클릭했는데 시작하자마자 5분만에 썸탈락말락하는 남자애 볼에 뽀뽀 한번 하고 뛰어간 여자애가 그 자리에서 바로 출산(…)하는 장면과 그로부터 10여분 뒤쯤 주인공들이 하나둘 대저택에 모이는데 그들을 맞이하러 등장한 집사가 무려 침팬치(…)인 걸 보고 대체 이것은 무슨 장르인가 궁금해서 계속 보다보니 결국 완주했다.(…)

지구가 멸망하는 건 이미 정해져있고 레지널드 하그리브스는 그걸 막기 위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은 모아 훈련시켰지만 정작 멸망의 과정과 계기가 그 아이들 안에서 돌고 돈다. 보고 있으면 그냥 쟤네 안 모았으면 아무 일도 없지 않았을까 싶기도…

각자의 능력도 특이하고 잘만 그리면 굉장히 매력있을 텐데 등장인물들이 전부 너무 위축되고 성인임에도 정신적으로 덜 성장한 상태라 작품 내내 제대로 ‘활짝’ 펼치지 못하는 느낌.
이 드라마의 교훈은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제대로 사랑을 주지 않으면 이렇게 엄청난 능력의 초능력자들조차도 가진 걸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가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_-; 그리고 또 한 가지 교훈은 ‘형제끼리 따돌리거나 하면 나중에 위험할 수 있다’려나.

넷플릭스가 최근 코믹스 원작의 히어로물에 집중 중인 듯한데 지난번에 본 DC 타이탄보다는 화면은 세련됐고 스토리 라인도 덜 엉성한 편.(시간이동과 공간이동 설정이 들어갔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야기가 그야말로 대혼란이 될테니) 히어로물은 스토리 진행이나 화면이나 좀 시원시원한 맛에 보는 것도 있는데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면 전체적으로 애매하게 주춤거린다.

대단히 추천할 정도는 아니지만 평소 좋아하는 시간이동/공간이동이 다 나와서 나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고 잘 만든 청소년 소설 정도 느낌인데 그렇다고 청소년이 보기는 중간중간 수위가 좀 높았다.

오랜만에 보는 닥터 몽고메리. 보다보면 은근히 유명한 배우가 많이 등장함.

https://www.netflix.com/kr/title/80186863

4 responses

  1. 전 러시아 인형처럼 재밌게 봤는데 청불이구요. 다음 찾고 있었는데 이걸로…

    1. Ritz

      그것도 계속 메인에 뜨던데 청불이라 손이 잘 안 가더라고요. 미스 피셔는 보셨나요. 미스 피셔도 마고님 취향일 거 같음요.

      1. 인생 막사는 사람이라 잘자고(?) 잘 마시고(?) 그래요.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 잘되고 훅 봐지더라구요.
        미스피셔는 추리랑 해결이 맥빠져서 보다 말긴했는데 나오는 화마다 옷이뻐서 사진찍어뒀어요. 나도 이런거 입고 싶다~ 하믄서… ㅋㅋㅋ

        1. Ritz

          그 드라마는 제목이 민망할 정도로 추리 따위…. ㅋㅋ 저는 미스 피셔 패션이랑 뒤로 갈수록 미스피셔랑 잭 러브라인이 말랑하니 좋아서 결국 다 봤어요. 돈많은 미혼 언니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