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처음 샀을 때 좀 설렁설렁 보고 방치해놨었는데 ‘익스프레스’ 시리즈를 다 보고 나니 갑자기 생각나서 다시 잡았다. 주석 많은 책(…) 좋아하는데 다시 보니 책에 온통 자잘하게 붙은 설명들이 잡다해서 지난번보다 재미있게 읽는 중.

도중에 존 조지프 멀린(1735~1803, 벨기에 출신 발명가로 은으로 만든 자동장치와 시계를 전문적으로 다뤘으며 롤러 스케이트를 발명하기도 했다고)이라는 사람의 은으로 만든 백조 태엽 인형 이야기가 나와서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니 1773년에 만들어진 물건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만큼 움직임이 신기하고 어떤 면으로는 기괴해서 한참을 더 여기저기 뒤져봤다.

은색 물고기들이 흩어져 있는 비틀린 유리막대로 만든 시냇물 위에 올려진 실물 크기의 백조가 태엽을 감으면 유리막대가 회전하면서 음악이 시작되고 전후좌우로 회전하듯 머리를 구부리다가 물속을 응시한 후 아래로 구부려 물고기를 잡고 음악이 멈추면 그걸 삼킨 후 곧게 눕는 데까지 약 40초 정도 걸리는 태엽 인형으로 영국의 The Bowes Museum이라는 곳의 나름 대표 전시물인 모양.

https://www.thebowesmuseum.org.uk/Collections/Explore-The-Collection/The-Silver-Swan

어제던가 난다님과 이야기하다가 찾아보니 어릴 적 좋아했던 세인트 클레어 쌍둥이 시리즈 작가 에니드 블라이튼이 1897년생이라는 걸 보고 깜짝 놀랐었는데(그 시절에 사립 기숙학교 생활 이야기라니… 난다님 말마따나 우리나라는 갑오경장이나 막 지났을 즈음이구만 -_-) 저 태엽인형이 1773년 물건(우리나라는 정조 때였네) 이라는 걸 읽으니 서양과 우리가 흘러온 흐름이 정말 다르구나 새삼 실감하게 된다.

by

/